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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59319150
· 쪽수 : 31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간부姦婦
배교자 혹은 혼미해진 정신
말 없는 사람들
손님
요나 혹은 작업 중인 예술가
자라나는 돌
해설: 적지에서 왕국으로
작가 연보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아득한 옛날부터 광막한 이 나라의 뼛속까지 헐벗긴 메마른 땅 위에서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나 그 누구의 종 노릇도 하지 않는 어떤 사람들은, 이 기이한 왕국의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주인들로서 지칠 줄 모르고 길을 걸었다. 자닌은 이러한 생각이 왜 이다지도 그녀를 감미롭고 드넓은 슬픔으로 채우는지, 그리하여 마침내는 눈을 감게 만드는지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만 이 왕국이 원래부터 그녀에게 약속되어 있었지만, 어쩌면 이 덧없는 한순간, 돌연 정지된 하늘과 얼어붙은 빛의 물결을 향해 그녀가 다시 눈을 뜨고, 한편 아랍 마을에서 올라오던 목소리들이 문득 잠잠해지는 이 순간을 제외하고는, 영영 자기의 것은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이 기나긴 이렇듯 기나긴 꿈, 나는 깨어나는 거다, 아니지, 곧 숨통이 끊어지려는 거다, 먼동이 튼다, 살아 있는 딴 사람들에게는 새벽 첫 햇살이고 낮이겠지만, 내게는 냉혹한 태양과 파리 떼. 누가 말하고 있는 것인가, 아무도 아니다, 하늘은 갈라지지 않는다, 아니지, 아니야, 신이 사막에서 말할 리 없다, 하지만 이 소리는 어디서 오는 것이냐.
오래전부터, 그는 시가 한쪽 끝에 있는 공장까지 가는 동안 바다 쪽을 바라보는 일은 다시 없게 되었던 것이다. 스무 살 먹었을 적엔 바다를 아무리 봐도 싫증나지 않았다. 그에게 바다는 해변에서 보내는 즐거운 주말의 약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