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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71311644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5-06-23
책 소개
21세기 현대의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하는 부조리와 반항의 정신을 만나다!
20세기,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세계는 물질적으로 황폐해졌고, 과학과 이성이 인류를 이롭게 한다는 신뢰가 무너지면서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카뮈는 이에 삶의 유한함을 인정하되('부조리') 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격렬하게 삶을 긍정하는 '반항'을 권했다. 21세기 현재,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지고 과학과 이성은 더욱 발전했지만, 물질만능주의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전히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20세기 카뮈의 '반항적 낙관론'은 21세기 현대 독자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산 아래로 떨어질 돌을 계속 밀어 올려야 하는가?
‘부조리’의 신화가 시작된 카뮈의 대표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의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는 소설 《이방인》, 희곡 《칼리굴라》와 함께 ‘부조리 3부작’ 중 하나로,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부조리’의 개념을 논한다. 여기에서 카뮈는 인간 존재와 세계와의 관계를 ‘부조리’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일상 속의 부조리와 하이데거·키르케고르 등의 실존철학자 후설 등의 현상학자들의 부조리 인식을 검토하고 이의 한계를 지적한다. 여기에서 끌어낸 추상의 부조리를 돈 후안, 배우 등 현실의 부조리(한 인간)로 이끌어낸 후 시지프(시시포스) 신화로부터 부조리의 부단한 의식에서 오는 자유와 행복을 설파한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자살”이라는 도발적 문구로 시작하는 이 에세이는 양차 대전 이후 무기력에 빠진 20세기의 대중을 대변한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라고 말하며, 삶의 이유를 묻는 것이다. 카뮈는 영원히 산 위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의 운명에서 우리 인간의 삶을 보았다. 일상적인 권태와 허무에 빠져 허덕이는 독자에게, 세상에 내던져지면서 방황하는 우리 모두에게 삶을 직시하며 반항하고 여기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음을 설파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20세기뿐만 아니라 21세기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본, 완본, 근본!
카뮈의 모든 것을 담은 책세상 알베르 카뮈 전집
카뮈의 정수를 가장 온전히 만나는 방법은 프랑스어로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일 테지만, 한국 독자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책세상판 알베르 카뮈 전집은 국내 최고 카뮈 전문가 김화영 교수가 전권의 번역을 맡고, 작품의 정본으로 인정받는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야드판 전집(Œuvres completes)을 대본으로 삼아 카뮈의 작품 세계를 한국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전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된 카뮈 전집 가운데 한 명의 번역자가 전권의 번역을 맡은 판본은 김화영 명예교수의 책세상판이 유일하다. 책세상은 1987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와 알베르 카뮈 전집의 독점 출간 계약을 맺고, 국내 최고 카뮈 전문가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결혼·여름》(1987년)부터 《시사평론》(2009년)까지 23년에 걸쳐 총 20권의 알베르 카뮈 전집을 출간했다. 2011년부터 카뮈의 사후 저작권이 풀리면서 국내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번역으로 알베르 카뮈의 대표 작품들이 출간되었지만, '전집'을 출간한 출판사는 2024년 지금까지도 책세상뿐이다.
목차
부조리의 추론
부조리한 인간
부조리한 창조
시지프 신화
해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속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
해설: 《시지프 신화》 해설
참고 문헌
작가 연보
책속에서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그 밖의, 세계가 삼차원으로 되어 있는가, 이성理性의 범주가 아홉 가지인가 열두 가지인가 하는 문제는 그다음 일이다. 그런 것은 장난이다.
우선 대답해야 한다. 그리고 니체가 주장했듯이, 만약 철학자가 존중받으려면 마땅히 자신의 주장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 대답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대답에 결정적인 행동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자명한 사실이지만 머릿속에서 분명해지도록 하려면 그것들을 깊이 파고들 필요가 있다.
― 〈부조리의 추론〉
무대장치가 문득 붕괴되는 일이 있다. 아침에 기상, 전차로 출근, 사무실 혹은 공장에서 보내는 네 시간, 식사, 전차, 네 시간의 노동, 식사, 수면 그리고 똑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이 행로는 대개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이어진다. 다만 어느 날 문득, “왜?”라는 의문이 솟아오르고 놀라움이 동반된 권태의 느낌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시작된다”라는 말은 중요하다. 권태는 기계적인 생활의 여러 행동이 끝날 때 느껴지지만, 그것은 동시에 의식이 활동을 개시한다는 것을 뜻한다.
― 〈부조리의 추론〉
이 부조리의 논리를 극한까지 밀고 나가면서 나는 이 투쟁이 희망의 전적인 부재(이것은 절망과 아무 상관이 없다), 계속된 거부(이것을 포기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의식적인 불만족(이것을 젊은 시절의 불안과 동일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요구를 파괴하거나 은폐하거나 교묘히 비켜가거나 하는 모든 것(그 중에도 특히 이혼, 즉 절연을 파괴하는 동의)은 부조리 자체를 파괴하고,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태도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부조리는 오로지 우리가 그것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 〈부조리의 추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