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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59921544
· 쪽수 : 180쪽
책 소개
목차
빨간 모자를 쓴 남자
해설: 빨간 모자에 담긴 것_신해욱
책속에서
고통은 나에게 엄청난 힘을 주었다, 이 고통은 나를 거물로, 거인으로 만들어주었다, 고통을 참아내는 나의 참을성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고통은 나의 생각 하나하나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나 자신을 알게 하는 도구가 되었다.
레나가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세상이 이 노트, 이 길, 이 사무실 같이, 보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에요, 그렇다면 지겨워 죽을 지경일 거예요, 분명히 다른 것이 있어요, 감춰진 규칙과 법들이, 지하의 시스템이나 천상의 시스템이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이 삶은 전혀 흥미롭지 않을 거예요.”
나는 여행으로 몹시 지쳐 있었다, 그러나 야니가 파리에서 슬라이드로 보여준 새로운 시리즈의 그림들을 당장 보고 싶었던 나는 곧장 그곳으로 갔다. 비 때문에 자물쇠가 잘 열리지 않았다. 나는 이 세상에서 문을 여는 일에 가장 재주가 없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아틀리에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몹시 안달이 났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물쇠를 여는 데 성공했다. 나는 새로운 그림들이 흉측하다고 생각했다, 야니가 나를 저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그래서 내가 그를 원망했기 때문인가? 나는 아틀리에 안을 이리저리 서성였다. 나는 야니를 사랑했다, 그것은 에로틱한 끌림이 아니었다, 나는 나의 작업 능력보다 훨씬 더 뛰어나 보이는 그의 작업 능력과도 연결된, 자신에 대한 그의 집착에 매료되었다. 그것은 극단적인 사례였다, 자기의 일을 해치우는 사람, 자기에게 미친 사람, 자기의 작업을 위해 자신을 괴롭히는 이 천재 같은 호인을 통해서, 나는 나 자신을 관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