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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의학
· ISBN : 9791159922886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한국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1부..학생
2부..화가
3부..해부학자
에필로그
주요인물
감사의 글
참고 문헌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해부학자》를 집필한 경험은, 인체는 물론 미래의 파트너인 신경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를 알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2008년 《해부학자》가 발간되고 몇 달이 지났을 때, 나는 ‘닥터 색스’로부터 친필 편지를 받았다. 그는 편지에서 “당신의 책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출간을 축하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양친과 형 둘이 모두 의사이기 때문에, 너덜너덜한 《그레이 아나토미》 책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가정에서 성장했습니다”라고 부연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오로지 이 책을 쓰는 데 몰두했다. 이 책의 키워드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해부학 책’이고 다른 하나는 (비록 아마추어일망정) ‘한 해부학도의 수련 과정’이다. “해부학은 운명이다”라고 한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말은 옳았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내가 그 책을 산 것은 순전히 도판 때문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근육, 뼈, 장기들이 마치 희귀한 곤충 표본처럼 세밀히 묘사된 수백 장의 그림에는 각 부위에 일일이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맨 처음 내 시선을 끈 것은 서점의 진열대 위에 놓여 있는 두꺼운 책의 표지 그림이었다. 그것은 한 남자의 옆얼굴이었는데, 완곡하게 말해서 안면은 온전하지만 목은 그렇지 않았다. 턱에서부터 빗장뼈collar bone(쇄골)에 이르는 피부가 없어서 몇 가닥의 근육들과 한 덩어리의 혈관이 그대로 드러났다.
비록 섬뜩했지만, 나는 그 그림이 ‘어울리지 않게 아름답다’고 느꼈다. 남자는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자세에는 매우 친근한 구석이 있었다. 머리의 디테일이 모두 드러나도록 목을 살짝 비틀며, 마치 “이리로 더욱 가까이 다가와 들여다보세요”라고 눈짓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