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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9923692
· 쪽수 : 472쪽
· 출판일 : 2022-11-15
책 소개
목차
1부.. 9
2부.. 133
3부.. 293
옮긴이의 글.. 445
듀나의 《아득한 내일》 다시 쓰기 〈누군가에겐 조금 다른 내일〉.. 457
리뷰
책속에서
“사탄은 우리를 되찾고 싶어 합니다. 사탄은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모두 악마를 섬기고, 부유한 남자들이 모두 악마를 섬기고, 온통 빛으로 반짝이던 도시들이 악마의 사당이었던 시절을 말입니다! 악마는 기억하고, 되찾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이에 사절을 보내지요. 아, 여러분은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동족들인 우리 형제들과 악마의 사절을 구별하지 못할 것입니다. 양순하게 굴고 멀쩡한 옷을 입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악마의 사절은 비밀스레 전향자를 모집하고, 우리의 소년들과 청년들 앞에 금지된 뱀의 과실을 흔들어 유혹할 것이며, 그것들의 이마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짐승의 표가 찍혀 있습니다! 바토스타운의 표식이!”
“나는 늙은, 늙고도 늙은 여자가 됐다만 아직도 꿈을 꾼단다. 하늘에 불이 붙었지, 시뻘건 불이. 저기도 저기도 저기도.” 할머니의 앙상한 손이 서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세 군데를, 남쪽에서 북쪽까지 짚어나갔다. “도시가 불타는 모습이었어. 내가 어머니와 같이 가곤 했던 도시들. 그리고 그 도시 사람들이 오고, 군인들도 왔지. 들판마다 대피소가 섰고, 사람들은 들어갈 수 있는 헛간과 집이라면 어디에나 들어찼고, 그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우리 가축들은 다 죽여야 했다. 훌륭한 젖소들을 마흔 마리씩 죽였어. 나쁘고도 나쁜 시절이었지. 누구든 그 시절을 살아낸 게 다행이야.”
“그랬으면 좋겠다. 너도 알다시피 그 물건들은 다 쓸모가 없었어. 그게 죄악인지 아닌지는 잠시 제쳐두고 확실한 사실만 생각해봐라. 할머니가 말한 그 온갖 물건들, 티브이며 자동차며 기찻길이며 비행기들은 도시에 의존했다.” 아빠는 얼굴을 찡그리고 두 손을 움직이며 설명해보려 했다. “집중이다, 렌. 조직이고. 시계와 마찬가지로 기계가 돌아가게 하려면 모든 작은 부품이 다른 작은 부품에 의존하게 되어 있어. 훌륭한 목수는 혼자 짐마차를 만들지만, 자동차는 한 사람이 그런 식으로 만들지 않았다. 수천 명이 함께 일했고, 다 만든 다음에도 또 다른 여러 곳에 있는 수천 명이 연료를 만들고 고무를 만들어야 그 자동차가 달릴 수 있었지. 그런 물건들을 가능케 했던 건 도시였고, 도시가 사라졌을 때 그 물건들도 불필요해졌다. 그러니 우리에겐 그런 물건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야.”
“세상 끝까지, 언제까지나요?” 렌은 아쉬운 상실감을 느끼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