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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59923968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4-05-05
책 소개
목차
1~27장
작품 해설_페퇴피 샨도르와 〈용사 야노시〉
책속에서
<1장>
저 높은 하늘에서 이글거리는 여름 햇살이
양치기의 지팡이 위로 쏟아져내리네.
그토록 강렬하게 내리쬘 필요는 없는데,
이미 그의 마음 사랑의 열기로 뜨거우니.
젊은이의 마음속에서 사랑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그는 불타는 마음으로 마을 어귀에서 양떼를 치고 있었어.
어느새 양떼가 뿔뿔이 흩어졌지만,
양치기는 풀밭에 깔아놓은 털외투 위에 앉아 있기만 했어.
주위에 어여쁜 꽃들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지만,
양치기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어.
돌을 던지면 닿을 거리에서 흐르는 시냇물만,
그곳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어.
시냇물 위 반짝이는 물방울을 보고 있던 게 아니야,
시냇물 속 금발 소녀를 보고 있었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과
길고 부드러운 머리와 둥근 가슴을.
<3장>
이미 해는 지고 땅거미가 깔렸건만,
연치가 찾은 양떼는 겨우 절반뿐,
남은 반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어.
도둑이 훔쳐간 걸까, 아니면 늑대가 물어갔을까?
(…)
쿠코리처 연치는 주인을 피해 뛰쳐나왔어,
겁나서 그런 것은 아니었어.
아직 스무 살이 되지 않았지만, 연치는 건장한 청년이었고,
장정 스무 명을 합친 만큼 힘이 셌거든.
그가 도망친 건 자신도 잘 알았기 때문이야,
주인이 그렇게 화내는 게 당연하다는 걸.
행여 매질을 당한다 해도, 감히 어떻게
아버지 같은 사람에게, 자신을 키워준 주인에게 대들 수 있겠어.
<7장>
이미 연치는 수많은 나라를 지나왔어.
도적의 오두막 따위는 기억 속에 남겨두지 않았지.
어느 날 그의 앞에서 무언가 반짝거리고 있었어,
햇살을 받은 무기가 반짝이고 있었지.
군인들이, 멋진 헝가리 군인들이 다가오고 있었어.
햇빛을 받아 무기가 반짝반짝 빛났어.
그들이 탄 말들이 거칠게 뛰면서, 히힝 하고 울었지.
갈기 달린 우아하고 매끈한 머리를 흔들었어.
연치는 점점 가까워지는 군인들을 보자,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대기 시작했어.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
‘나를 받아준다면, 기꺼이 군인이 될 텐데!’
(…)
대장이 다시 말했어. “잘 생각해, 시골 촌뜨기!
우리는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전쟁터로 가는 중이야.
튀르크족이 프랑스인을 공격했어.
그래서 프랑스를 도우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