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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0070835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16-11-30
책 소개
목차
1. 서장
2. 공판 첫째 날
3. 공판 둘째 날
4. 공판 셋째 날
5. 공판 넷째 날
6. 공판 다섯째 날
7. 공판 여섯째 날
8. 공판 일곱째 날
9. 공판 여덟째 날
10. 평의
11. 종장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리사코는 결혼 후 곧바로 임신했다. 전부터 생각했던 대로 막달부터 출산휴가를 쓸 계획이었지만, 입덧이 시작됨과 동시에 직장에 계속 다니기가 불안해졌다. 출퇴근길에 자꾸만 빈혈을 일으켜 아기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됐다. 친구들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더니 하나같이 조금만 더 참으면 입덧이 가라앉고 안정기에 들어서며 마음도 차분해질 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일단 안심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리사코는 신경이 쓰여서 이튿날 아야카와 점심을 먹은 후 서점에 들렀다. 재판원 관련 책을 찾으니 의외로 많았다. 아야카는 혼자 아동서 코너로 가서 그곳에 장식돼 있는 캐릭터 장난감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만지기 시작했다. 얌전하게 있는 딸아이를 보고 안심이 된 리사코는 책꽂이로 눈을 돌렸다.
『재판원 제도란 무엇인가』 『만약 재판원으로 선정된다면』 『알아보자! 재판』 등등. 일러스트가 들어간 책도 있고 글이 빽빽해서 난해해 보이는 책도 있었다. 쉬워 보이는 책을 골라 선 채로 읽어보았다. 겨우 몇 페이지 넘겼을 뿐인데 벌써 따분해졌다. 매일 10시부터 5시까지는 옴짝달싹 못한다고 쓰여 있었다. 아야카를 열흘씩이나 시어머니에게 맡기는 것은 영 내키지 않는다.
영유아 학대사 사건이었다.
도쿄 도내의 삼십 대 여성이 물 받은 욕조에 생후 8개월 된 딸을 떨어뜨렸다. 퇴근한 남편이 발견하고 구급차를 불러 딸을 병원에 데려갔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아기 엄마는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떨어뜨렸다’고 사고가 아닌 고의였음을 인정했다. 그녀는 살인죄 혐의로 체포되었다.
리사코는 그 사건을 알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설명을 듣는 동안 자신이 아는 사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동학대 뉴스는 매일같이 있으니 다른 사건과 혼동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건은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훈육상 때린다거나 몸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물속에 빠뜨렸다는 사실에 눈살을 찌푸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