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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637143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1-02-08
책 소개
목차
일찍이 내게 밤은 없었다
여행의 시작은 밤
밤의 민낯을 만나다
두렵지 않은 밤
달의 사막
밤과 초라한 숙소
밤의 아틀라스
천국 열차와 지옥 열차
무위도식하는 밤
바다의 밤, 산의 밤
아차 싶은 밤
남자를 지키다
환상을 만나는 밤
밝은 밤 속에서 깨닫다
기도하는 마음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밤
밤이라는 터널
세상 어디든 우리 동네 같지는 않다
시간과 여행하다
누군가를 알게 되는 밤
사랑이 끝나던 밤
그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영혼이 여행하는 밤
고독한 밤과 전화
해설 니시 가나코
리뷰
책속에서
밤은 때로 우리가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목욕탕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 아빠도 엄마도 함께 있는데 외톨이라고 느끼던 그 어린 날의 마음이 밤이 가진 본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밤은 싫든 좋든 우리가 혼자임을 깨닫게 한다. 혼자라는 걸 깨달았을 때 맛보는 기분은 그때그때 다르다. 어느 때는 불안하고 초조해져서 미래에 나쁜 일만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 어느 때는 혼자서 어디까지나 걸어갈 수 있을 것처럼 묘하게 기운이 난다. 그리고 어느 때는 바로 전까지 함께 있던 사람이 진심으로 소중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기도 한다._<일찍이 내게 밤은 없었다> 중에서
밤은 검정이 아니라 잿빛이었다. 잿빛 속에 허허벌판만이 펼쳐져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인공적인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허허벌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밤의 덩어리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게르는 보이지 않는데 먼 저편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구름이 잿빛 하늘을 뻗어 나가 반달을 닦아내듯이 흘러갔다. 등 뒤에는 게르가 있지만,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고 인기척도 없다. 지구에 나 홀로 남겨진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외롭지는 않았다. 굉장한 기분이 들었다. 밤이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생물처럼 느껴졌다. 그 생물과 마주한 채 나는 홀로 서 있었다._<밤의 민낯을 만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