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60070989
· 쪽수 : 468쪽
· 출판일 : 2016-12-26
책 소개
목차
에필로그
책속에서
예전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죽음이 너무 추상적이었다.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긴 했지만, 결코 ‘느끼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은 진짜였다. 나와 켈스 박사의 얼굴이 겨우 몇 센티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지금 켈스 박사의 몸속에 남아 있는 피를 모두 퍼내느라 심장이 약하게 뛰는 소리가 들렸다. 켈스 박사의 피부에서 땀 냄새가 나고, 켈스 박사의 피 맛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뜨겁고 쇠 같은 피의 맛.
“이름에는 힘이 깃들어 있어.” 언니가 말했다. 나는 언니와 삼촌만 알고 있는 내 이름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해주기 싫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이름을 다르게 알려주었다. 내가 그 뜻을 알기 전에 내 인형에게 지어준 이름을 알려준 것이다. 사라 숙모에게도 그 이름을 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마라예요.” 나는 이렇게 말하고 사라 숙모와 함께 하늘 높이 사라지는 검은 새들을 지켜보았다
아무도 이런 느낌을 받지 않았다. 아무도 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스텔라도 아니고, 제이미도 아니었다. 내 안에 있는 그 무엇은, 달랐다.
내 안에 있는 그 무엇.
내 ‘안’에 있는 그 무엇.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네 안에 있는 그 무엇은 달라.” 거울 속의 내가 말했다.
아랫배에서 딱 2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면도칼이 맴돌았다. 뭔가가 세차게 밀려드는 소리가 귓속에 꽉 찼다. 수많은 목소리들이 ‘맞아’ 하고 나직이 속삭이는 것 같았다. 압박감이 무척 거셌지만, 손가락은 떨리지 않았다. 다시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그것들을 꺼내.” 거울 속의 내가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