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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0041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16-11-09
책 소개
목차
1부
문 … 12 / 별을 빌어 … 13 / 東譚峙 … 14 / 이끼 … 15 / 정처 … 16 / 滿開 … 17 / 쉰일곱이로되 … 18 / 안부 … 20 / 아래무팅이 할머니 … 21 / 꽃길 … 22 / 물결 … 23 / 하늘의 일 … 25 / 화양연화 … 26 / 애개미꽃 … 27
2부
가을비… 30 / 바람의 시간 … 31 / 강아지풀 … 32 / 봄눈 … 33 / 동백 … 34 / 오렌지 … 35 / 섬망 … 36 / 모닥불 … 37 / 日沒 … 38 / 다복식당 … 39 / 난독증 … 40 / 봄 … 42 / 버드나무 회초리 … 43 / 흰꽃 … 44
3부
煞 … 46 / 옻술 … 47 / 봄비 … 49 / 어부동 … 50 / 말벗·1 ― 序 … 51 / 말벗·2 ― 희망가 … 52 / 말벗·3 ― 능소화 … 53 / 말벗·4 ― 부레옥잠 … 54 / 말벗·5 ― 콜록콜록 … 55 / 풋눈 … 56 / 백 년 향기 … 57 / 장승이 사랑법 … 59 / 입동 … 61 / 먹감나무 … 62
4부
진잠女子 … 64 / 불목하니 임 처사 전 상서 … 65 / 눈물소리 … 67 / 초우제 … 68 / 사리원 … 70 / 새똥빠지는 소리 … 71 / 풍경 … 72 / 말벗·6 ― 자유 … 73 / 말벗·7 ― 견고한 울림 … 74 / 말벗·8 ― 손님 … 75 / 말벗·9 ― 별잎 … 76 / 검은 하늘 … 77 / 겨울이 간다 … 79 / 후일담 … 80
해설 自然으로서의 시 ― 임우기…81
발문시집 『滿開』 읽기의 즐거움 ― 고형진 …113
부록낱말풀이 …115
저자소개
책속에서
만개
꽃놀이 갔던 아내가
한 아름 꽃바구니 들고
흐드러집니다
선생님한테 시집간
선숙이 년이
우리 애들은 안 입는 옷이라고
송이송이 싸준 원피스며 도꾸리
방 안 가득 펼쳐놓았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없이
온종일 살구꽃으로 흩날린
곤한 잠 깨워
하나하나 입혀보면서
아이 예뻐라
아이 예뻐라
쉰일곱이로되
긍게 말시 내가 이 집 츰으루 발 딜여놨을 때 느 아부지 돌 지나 아부지 잃고 시 살에 엄니 개가 허여 열여덟 될 때까지 넘으 집으루만 떠돌다 거적때기로 가린 변소간에서 나오고 있더란 말시 온 세상 잡초는 여 손바닥만 헌 마당이다 짐 풀었는지 죄 얼크러져 구신鬼神이 놀다간 자리 같더란 말시 그때 내 나이 스물잉게 뭘 알어 뱀 나올까 무서워 뒤도 안 돌아 보고 줄행랑 쳤더니 느 양할머니 우리 집 행랑채에 먹고 자며 통사정허여 다시 들어 같는디 말시 울타리에 먼느므 대나무가 그케 가지런히 자랐던지 시방 생각해 봉게 그것두 다 느 아부지 먹을 게 읎어 죽순 따느라 싸대고 댕겨 만든 샛길이었다 말시 그래서 헐 수 읎이 부엌 들어가 부뚜막 치우고, 무쇠솥 닦고, 물 한 퍼니기 길어다 보리쌀 씻고, 텃밭 뒤져 머윗잎 뜯고, 상추 따고, 애호박 볶아 상 들였더니 메칠 굶었는지 먹어보란 말두 이 밥 두 그릇 뚝딱 해치우더란 말시 서운키는 허더러먼 설거지허고 구정물 쏟고 소여물 주고 낭게 그날이 하필 보름이더라 말시 앞산 달덩이는 어찌나 밝고 마당에 망초꽃은 은하수 뿌려농거 마냥 원 없이 출렁거려 게옥질이 다 나더란 말시 그래두 오쩌것냐 머리두 안 올린 츠녀가 총각 혼자 사는 집이서 밤 새우능 거또 거시기 혀 가시낭골 넘어갈랴구 머리 만지구 옷 추스르는디 느 아부지 안절부절뭇허고 마당만 왔다갔다 허다 뜰팡이 추레허니 쭈그려 앉아 모가지 빼고 있는 거 봉게 도저히 발이 떨어져야 말시 한참 고민허다 달은 밝지 한사코 망초꽃은 흔들리지 가시낭골 넘어갈랴닝게 엄두는 안 나지 에라 모르것다 그냥 주저앉고 말았는디, 말았는디 그러고 봉게 가만있어 보자 오늘이 음력이루 메칠이쟈 긍게, 오늘이
꽃길
시오 리 벚꽃길이다
저 꽃길 걸어 들어간 할머니는
벼룻길 활짝 피려 했던 것인데
아버지 손잡고 얼마나 멀리 갔을까
훌훌 버리고 얼마나 낯선 길 들어섰을까
걸어간 자리마다
벗어놓은 흰 옷들 가지런하다
할머니 들어간 자리
아버지 들어가 뿌리 내리고
꽃가지 마다 아이들 내어
달빛달빛 흔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