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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0607
· 쪽수 : 109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점나무팅이 | 가래울 | 은골 | 고용골 | 흥징이 | 봄밤 | 천지간 | 독골 | 비름들 |
절골 | 파고티 | 느래 | 긴속골 | 바람벽 독서
2부
우수 무렵 | 죽말 | 쓴뱅이들 | 늘골 | 생강나무 남편 | 잔개울 | 사월 | 사랑가 |
부수골 | 봄날은 간다 | 세챙이 | 동산고개 | 마들 | 사심이골
3부
경칩 | 방축골 | 줄뫼 | 방아실 | 애미고개 | 사러리 | 턱으로 말할 나이 | 한절 |
시가 씌어지지 않는 밤 | 녹사래골 | 상감청자 | 호미고개 | 청중날맹이 | 낙인
4부
곡우 | 고무실 | 양구례 | 길치고개 | 개운한 사랑 | 밤실 | 단풍 | 분꽃 | 친구 |
정유년 임인월 무진일 서 -임우기 『네오샤먼으로서의 작가』| 갓점 |
꾀병 부리다 들켜 창피 당하는 대목 | 아름다운 날 | 우술 필담雨述 筆談
해설 우술 사람들의 맺힌 흔적으로 허방다리 짚는 해학과 본풀이_김홍정
부록 낱말풀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순정한 언어이고 몸짓이고 정신이었던
집이며 논이며 밭이며 동구나무며 눈물이며 콧물들 어엿하게 닦아낼 나이 되어서야 보이는
이슬에게 비탈에게 잔주름에게
- 「시인의 말」
저 망초 꽃 좀 보아 예쁘기도 하지 꽃 개울에 담근 시린 발목이라 부를까 뽀로통 돌아 앉아 먼 산 바라보는 앙다문 입술이라 부를까 곁에 강아지풀 감국 보려 모가지 빼고 대청마루 새벽달로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은 내 마음 같아서 댓잎 사각거리는 소리에도 신발 끄는 소린가 싶어 쪽창 부스럭대던 여인 생각인 것인데 걸을 때마다 먼지바람 일으키는 토망대 살다 신말미 지나 고용골 머물며 이태 앓다 처서 즈음 등진 것 알고 있다 빗소리 강 씨네 안채 처마 귀 씻는 저녁 무렵 호수 길오르다 낮은 봉분 뒤로하고 걸어오는 젊은이 있어 엄니 안녕 하시냐 물으니 흘끔 바라보고 고개 숙여 지나간다 물바람이 제법 차다
-「고용골」 전문
고욤 떨어지는 소리가 툇마루에 슬며시 가을 한 됫박 밀어 놓고 가는 밤이네
이슥토록 잠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 마침 노랗게 익은 보름달 중천 매달려 있어 토실토실 발라먹고 있네 남은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 철써기는 윗목에 저녁상 밀어 놓고 가을 따라 부르며 흥얼거리네
청무우 허리 반쯤 올린 밭 뚝 앉아 새벽 기다리던 거미도 기둥에 바짝 붙어 촘촘하니 그물 잣고 있는데 무서리 같던 독골 영생이는 무슨 영화 보겠다고 혼자 훌쩍 가버렸는가
병풍바위 쪽으로 혼백魂魄인 듯 풍뎅이만한 불빛 빗금을 긋네
-「독골」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