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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야기/디자이너/디자인 실기
· ISBN : 9791160261165
· 쪽수 : 540쪽
· 출판일 : 2018-12-1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샤넬가 - 타고난 방랑 기질
제2장 가브리엘의 어린 시절 - 열두 살에 모든 것을 빼앗긴 아이
제3장 인생의 문턱 - ‘코코’라고 불리게 되는 보조 양재사
제4장 성공의 첫발 - 모자 디자이너로 파리에 입성하다
제5장 도빌에서 비아리츠까지 -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대성공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극적 죽음
제6장 1920년대, 광란의 해 - 샤넬N。5의 탄생과 전후 최고 예술가들과의 교유
제7장 웨스트민스터 공작 - 결혼의 포기와 할리우드 진출
제8장 이리브와 함께한 시절 - 눈부신 성공 뒤의 고독
제9장 최후의 시작 - ‘메종 샤넬’의 문을 닫다
제10장 아주 긴 휴식 - 샤넬이 처칠을 설득했다면 역사는 바뀌었다
제11장 은퇴인가, 망명인가? - 자신의 건재를 알리고 싶었던 샤넬
제12장 일흔한 살, 샤넬의 화려한 복귀 - 현대 여성의 의상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올드 레이디’
제13장 최후의 순간까지- 20세기 불멸의 여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샤넬은 끊임없이 변하는 상황에 패션을 맞추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 모든 혁신은 1914년부터 여성 고객들이 시작한 새로운 유형의 생활과 일치했다. 이제는 전쟁에 동원된 남편이 집을 비운 동안에 회사의 경영을 맡은 여성 사업가들, 시합에 참가하는 여자 운동선수들, 골프 선수들, 자동차 경주 선수들, 그리고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 여자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보석과 모피, 이상야릇한 모자로 치장하고 롱샹이나 샹티의 경마장 관람석에 모습을 나타냈던 여자들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시대에 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가브리엘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여성의 몸에 자유를 주었다. 그동안 여성의 몸은 레이스, 코르셋, 속옷, 심을 넣어서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입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샤넬이 자신이 싫어하는 의상을 없애고 아주 새로운 여성의 실루엣을 만들어 내면서 사람들은 다른 세기로 접어들게 된다.
가브리엘은 향수 이름을 붙이는 데서 보여준 이 단순한 취향을 그대로 적용해 사각형의 새하얀 병에 검정색으로 CHANEL이란 글자를 또렷이 새겼는데, 대단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가브리엘이 의상에 자주 이용하던 이 흑백 대비는 고아원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것이고, 돌려서 여는 병마개에 두 개의 C를 교차해서 새긴 것은 훨씬 더 오래전의 과거에서 유래한다. 퐁테유에서 술집을 경영하던 그녀의 조상도 자신이 만든 가구에 이름을 그렇게 새기지 않았던가? 가브리엘은 오바진 수녀원에 있을 때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미사 시간에 채색 유리창에서 두 개의 C를 보고는 공상에 잠기곤 했는데, 거기다 물랭에서 사람들이 그녀를 코코Coco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우연까지 겹치지 않았던가. 따라서 두 개의 C를 운명적이라고 여기고 있는 그녀로서는 향수의 앞날과 C를 결부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나타나면 우선 사람들은 그 작은 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깡마른 몸매에 짧게 자른 숱진 까만 머리, 거의 이어진 두 눈썹, 미소를 머금은 입, 눈빛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강렬했다. 언제나 검정색 계통의 간편한 옷차림이었고,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말을 시작하곤 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말이 빨랐다.
그녀는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나중에는 결론에 이를 때까지 화제를 주도해 나가는 재치가 있었다. 대부분의 여자들과는 달리 그녀는 모든 주제에 대해 기발한 생각이 넘쳤다. 그녀의 생각은 종잡을 수가 없었는데, 시골 출신 특유의 고집스러움이 엿보였다. 판단력이 정확하고 아주 긍정적인 성격이었으며, 그녀의 지성은 바위 속에 새겨진 듯이 굳건했다. 그녀는 결코 잘못 생각하는 법이 없는 것 같았다. 뛰어난 분별력으로 자신에게 생소한 영역에서조차 거의 본능적으로 그 본질을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