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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

무라카미 류 (지은이), 양억관 (옮긴이)
  |  
작가정신
2021-04-26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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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책 정보

· 제목 : 69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0262285
· 쪽수 : 260쪽

책 소개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무라카미 류의 자전적 성장소설. 급성장의 궤도를 달리던 전후 일본사회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열일곱 살 청춘들의 축제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에서만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여 류의 대표작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목차

랭보
아이언 버터플라이
레이디 제인
다니엘 콘반디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저스트 라이크 어 우먼
알랭 들롱
린든 존슨
치프 스릴
꿈꾸는 마음
웨스 몽고메리
레드 제플린
사월이 오면 그녀는
벨벳 언더그라운드
이츠 어 뷰티풀 데이

지은이의 말
작품 해설

저자소개

무라카미 류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은 무라카미 류노스케. 1952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났다. 나가사키현은 태평양 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시가 속해 있는 곳이며, 사세보는 2차대전 이후 미국 제7함대(태평양 함대)의 주요 기항지인 곳이다. 양친이 모두 교사인 가정환경 속에서 미국식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일본 대중문학을 이끄는 Two 무라카미로 불린다. 겉으로 보기에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본 사회의 부조리와 실상을 통렬하게 지적해 온 그는 파격적인 소재의 소설들을 통해 방향 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일탈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1976년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1982년에는 《코인로커 베이비스》로 노마 문예신인상을 수상했다. 소설가와 영화감독 외에도 공연 기획연출자, 스포츠 리포터, TV 토크 쇼 사회자, 라디오 디스크 자키, 화가, 사진작가, 세계미식가협회 임원 등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69》 《교코》 《코인로커 베이비스》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타나토스》 《러브&팝》 《토파즈》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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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억관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어 번역 전문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 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파더 스텝』,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라라피포』, 『컨닝 소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노르웨이의 숲』, 『모방범』, 『공생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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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969년 봄이었다.
그날, 3학년 최초의 종합시험이 끝났다. 아마도 내 생애 최악의 성적이 될 것 같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의 성적은 끝없이 하강해갔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모의 이혼, 동생의 갑작스러운 자살, 니체에 대한 지나친 경도, 불치병에 걸린 할머니 때문, 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그냥 공부가 싫었을 뿐이다.


“이미 문학이나 영화 따위는 고리타분해. 죽었어.”
“영화도?”
“그래. 영화도 이미 죽었어.”
“그럼 뭐가 있는데?”
“페스티벌. 영화, 음악, 연극을 한꺼번에 해치우는 거지. 몰라?”
“모르겠는데.”


나는 그 말을 듣고, 눈을 휘둥그레 뜨고, 침대에서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삼 초 만에 바지를 입고, 사 초에 셔츠를, 이 초에 양말을 신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더욱더 나의 결백을 믿는 것 같았다. 아버지를 뒤로하고 계단을 뛰어 내려와, 밥 안 먹어, 다녀올게-요, 라는 말을 던지면서 100미터를 달리듯 전력으로 질주했다.
북고가 보이는 언덕 아래로 내려오니 저 멀리 플래카드가 보였다.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감동했다. 우리의 힘으로 너무 낯익어 지겨운 풍경을 바꾸어놓았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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