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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은이), 김난주 (옮긴이)
(주)태일소담출판사
12,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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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낙하하는 저녁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0270259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7-10-30

책 소개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이 14년 만에 개정되어 재출간됐다. 일본에서는 1996년에 출간됐으니 만 21년, 딱 성년이 된 소설이다. 이 오래도록 사랑받은 소설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소담출판사와 번역가 김난주가 책 전체를 공들여 손봤다.

목차

낙하하는 저녁
작가 후기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에쿠니 가오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는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3),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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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주 (옮긴이)    정보 더보기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키친』 『모래의 여자』 『반짝반짝 빛나는』 『100만 번 산 고양이』 『박사가 사랑한 수식』 『겐지 이야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 『백야행』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인간 실격·사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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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 이사할까 봐. 그렇게 들렸다. “어?” 나는 책에서 얼굴을 들고, 몸을 비틀어 다케오를 보았다. 다케오는 끔찍하도록 심각한 표정이었다. “어디로?” 되물은 나의 말이 평스러웠던 것은, 그것이 설마 다케오만의 이사 ?나와의 헤어짐 ?라고는 생각 못 했기 때문이다. “상관은 없지만, 하지만 왠데? 지금 사는 이 아파트, 굉장히 마음에 든다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멍청하다. 자기가 차였다는 것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이사는 나 혼자서, 그러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라고 말해놓고서 다케오는 우물쭈물했다. “……그러니까 음, 그렇다는 거야.” 화창한 일요일, 우리는 매화가 한창인 공원에 있었다.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매화는 짙은 고동색 뾰족한 가지 끝으로 사방에 청결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백초원이란 과장스러운 이름에 비하면 아담한 공원, 꽃이 핀 아주 한정된 장소를 제외하면 사람들도 거의 오가지 않았다. “뭐?” 찻집 앞 평상에서 나는 책을 읽고, 다케오는 단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케오의 표정으로 보아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알았어, 라고 말했다. 마시던 주스 컵은 거의 비었고, 잘게 부서진 얼음이 엷은 보라색을 띠고 있었다. 8년. 물론 그것은 상당히 오랜 세월이다. 알았어, 란 한 마디로 끝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달리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었을까.


“다케오 씨?” 천진한 목소리가 들리고, 여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전체적으로 탄력 있고 자그마한 인상이다. 얼굴은 예쁜데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야만적이다. 몇 살이나 됐을까. 아주 어릴지도 모르겠다. “아 다행이다, 돌아와서. 커피 마시고 싶은데, 커피 메이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나를 보며 생긋 웃었다. 정말 아름답고 ? 청순한, 이란 형용사를 모양으로 빚은 듯한 웃음이었다. 가장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긴 여자의 눈에도. “놀랐잖아.” 다케오가 말했다. 나는 그 얼빠진 목소리에 놀랐다. 후후후, 라고 여자는 소리 내어 웃었다. “왜?” 남자용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헐렁한 청바지에 요트 파카를 입고 있다. 물론 다케오 것이 아니다. “아니, 오랜만이라서.” 자기 집에 엉거주춤 들어가는 다케오의 뒷모습을 보고 나는 몹시 비참한 기분이 든다. “나, 갈게.” 문을 닫고 나는 곧바로 계단을 내려갔다. 타인의 방을 엿보고 말았다.


그렇게 우리의 공동 생활은 시작되었다. 하나코가 살 곳을 찾을 때까지. 하나코는 같이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뜻밖일 정도로 우수했다. 하나코는 타인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방약무인이다. 그리고 타인이 신경쓰도록 하지도 않는다. 당연한 일이듯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다. 하나코는 동물 같지도 식물 같지도 않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그 사실을 의식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살아 있음의 거추장스러움이 없는 사람, 생기가 없다는 뜻에 아주 가깝다. 그러면서도 음침한 느낌은 없고, 오히려 건조하고 밝다. 예를 들어, 같이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난 곁에 하나코가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옆에 새 구두가 한 켤레 놓여 있는, 그런 느낌. 다케오에게서 전화가 걸려와도 나는 하나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른다. 물론 말을 꺼낼 기회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어딘가에, 다케오 위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나코는 나의 히든카드였다. 한편, 하나코와 함께 있으면 때로 내가 다케오의 시선을 대신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것은 몹시 서글픈 인식이었다. 나는, 하나코에게 휘둘리고 있는 다케오에게 휘둘리고 있다. 하나코의 일상은 그야말로 수수께끼였다. 하나코는 일하지 않았다. 외출도 하지 않는다. 짐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겉옷 몇 벌과 속옷, 신발 두 켤레, 칫솔, 치약, 껌, 라디오, 책 한 권, 담요 한 장, 로션 한 병, 립스틱 한 개, 그게 전부였다. 따라서 집 안 풍경은 하나코가 출현하기 전과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 “언제까지 있을 건데?” 가끔 나는 물었다. “있을 수 없을 때까지.” 하나코는 언제나 그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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