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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은이), 이원희 (옮긴이)
(주)태일소담출판사
13,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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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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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60271515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8-12-20

책 소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프랑스 작가 소피 드 빌누아지의 장편소설. 기자, 시나리오 작가 등으로 활약하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 소피 드 빌누아지는 델핀 드 비강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등단했는데, 그 데뷔작이 바로 이번에 출간된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이다.

저자소개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은이)    정보 더보기
기자,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바비 매거진》, 《파리 마치》, 《마리 클레르》, 《TV 매거진》 등의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고,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에도 다수 참여했다. 『멍청이들의 춤』, 『내 인생의 남자 찾기, 쉽지 않아』, 『내 강아지 교육하기, 쉽지 않아』, 『행복한 고양이, 쉽지 않아』, 『잘했어!』, 『아버지의 자격』 등의 만화책을 출간했다. 첫 소설 『행복한 자살 되세요, 해피 뉴 이어』는 독자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아 영화로 제작 중이며, 『사회적 지위가 문제』, 『키슈의 여왕』 등의 소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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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옮긴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 아미앵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장 지오노의 《언덕》 《세상의 노래》 《영원한 기쁨》, 장자크 상페의 《사치와 평온과 쾌락》 《각별한 마음》,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장 크리스토프 뤼펭의 《붉은 브라질》 《아담의 향기》,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 《세상의 피》, 마르크 레비의 《그녀, 클로이》 《고스트 인 러브》 《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시리즈, 엘레오노르 드빌푸아의 《아르카》, 아민 말루프의 《마니》 《사마르칸트》 《타니오스의 바위》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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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빠가 새벽에 세상을 떠났다. 전화벨이 울렸을 때, 대번에 병원이라는 걸 알았지만 받을 용기가 없었다. 뭐하러? 무슨 말을 들을지 아는데. ‘아버님께서 오늘 아침 숨을 거두셨습니다. 아버님은 떠나셨어요. 고통은 없었습니다.’ 나는 이제 고아다. 마흔다섯 살짜리 고아는 정말이지 불쌍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세상에 피붙이가 아무도 없으니 고아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마흔다섯 살이나 먹은 나를 입양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나는 유통기한이 지났다. 이를테면 자식을 갖기에도, 한 남자를 갖기에도 기한이 지났으니까.


“정직하게 말할까요? 크게 도와줄 건 없어요.”
“좋습니다, 그럼 여길 왜 왔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사실 자살할 동기는 많지만……. 내가 온 건, 그러니까…….”
“확신을 갖기 위해서?”
“네, 바로 그거예요.”
심리치료사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마치 아무것도 아닌 잡담을 하고 있다는 듯. 무슨 얘기든 잠자코 들어주기 위해 심리치료사들이 어떤 특수 훈련을 받는진 모르겠지만 나의 심리치료사는 아주 프로인 것 같다. 내가 진짜 미쳤나. 이 남자를 쳐다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건 심리치료가 아니라 한 방의 허리 힘이라고 생각한다. 먼지를 털 듯 모든 걸 날려버릴 정도로 아주 강력한 허리 힘.


“부모님은 늘 말했어요. 우수한 성적과 좋은 직업이 중요하다고. 행복한 거, 즐기는 거, 친구를 사귀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한 번도 해준 적이 없어요. 내 부모님은 행복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내가 행복한 아이였는지, 나에게 행복한 날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요.”
“이제 부모님은 안 계시잖아요.”
상담료에 포옹이 포함되지 않은 게 유감이다. 이 남자의 근육 질 품에 꽉 안기고 싶어서 죽을 지경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게 느껴지도록.
“네, 그래서 나는 길을 잃었어요. 마흔다섯 살의 노처녀가 슈퍼마켓에서 미아가 된 것 같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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