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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0271911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1-02-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사는 건 똑같은데 집세만 올랐지_메건 다움
2. 소울메이트, 옷으로 쓰는 우리의 연대기_캐서린 뉴먼
3. 경기는 후반전이 끝날 때까지_베로니카 체임버스
4. 우리가 외모를 논할 때 나누는 이야기들_슬론 크로슬리
5. 내가 답 메일을 보내지 않은 이유_KJ 델 안토니아
6. 나는 서른아홉에 배우가 됐다_질 카그맨
7. ‘유산’ 그리고 ‘나의 혀 끝에’_제나 슈워츠
8. 나의 인생 적응기_케이트 볼릭
9. 인생의 은유_앨리슨 윈 스코치
10. 아토초의 놀라운 잠재력_제시카 레이히
11.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사람들_줄리 클램
12.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_수진 림
13. 제가, 그럴 시간은 없어서요_소프로니아 스콧
14. 젊음의 물방울_리 우드러프
15. 생일과 양자 물리학_태피 브로데서애크너
감사의 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아는 여성들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형편으로 사십 대에 들어섰다(그럴 만큼 운이 좋은 이들은 말이다). 결혼을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일이 있거나 없거나, 부모님이 살아계시거나 편찮으시거나 돌아가셨거나. 이런 (꽤나 드라마틱할 수 있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년이란 나이에 도달한다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누리는 모든 미덕과 겪어야 하는 모든 상실은 놀라울 정도로 보편적이다.
(……) 우리의 이런저런 경험 주변에 죽음이 서성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지금껏 살아온 날보다 많지 않음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마흔이 되면 대관람차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 경관이 정말 끝내주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얼마나 금방 내려가게 될지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_프롤로그 중에서
스물다섯 살 때 나는 남자친구가 없었다. 제일 친했던 (여자 사람) 친구는 날 버렸다. 크리스마스 날 나는 집에 혼자 앉아 눈알이 빠지도록 울었다. 내 삶이 열세 살 소녀가 서른 살로 접어드는 내용의 영화였다면 스물다섯의 나는 마흔다섯의 나를 보고 물을 것이다. “잠깐만요, 뭐라고요? 파리에 살았다고요? 귀여운 남편이랑 사랑스러운 딸도 있다고요? 툭하면 저녁에 파티를 열었다고요? 그렇게 잘 풀렸다고요? 직장에서 징글징글하게 긴 하루를 겨우 끝내고 들어와 싱크대 앞에 서서 냉동식품을 먹고 소파에서 잠들지 않는다고요? 잠깐만요, 옷장 안 좀 볼게요. 저 샤넬 드레스와 ‘볼러Baller’라고 새긴 에디 파커 클러치는 누가 사준 거예요? 직접 번 돈으로? 우와, 당신 진짜 볼러네요.”
_ 〈경기는 후반전이 끝날 때까지〉 중에서
“우리 이제 어떡해?”
의사가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설명하는데 나는 도저히 들을 수가 없었다. 대신 우리가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간 다음에 벌어질 상황이 걱정이었다. 우리 가족의 일과를 지장 없이 이어가는 것에 비하면 내 육체의 회복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남편은 매일 아침 6시면 사무실에 출근해 있는데 누가 애들을 7시 15분에 버스에 태우지? 늘 나와 함께 지내고 긴 산책을 해야 하는 혈기 왕성한 래브라도 두 마리는 누가 돌보지? 저녁은 누가 준비하지? 애들 테니스 레슨과 소프트볼 시합, 그리고 친구네 집엔 누가 데려다주지?
“우리가 다 할 수 있어.” 의사가 나가고 간호사가 들어와 나의 통증을 체크하고 수술실로 갈 준비를 하는 동안 남편이 말했다. 나는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달리 방법이 없잖은가? 그럼, 우리가 다 못 할 거라고 하나? 그러나 마약성 진통제가 스며든 나의 세포들 중 어느 한구석에도 남편에 대한 믿음은 없었다. 콩알만큼도.
_ 〈인생의 은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