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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긴 비문

마음에 새긴 비문

김정원 (지은이)
작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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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긴 비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마음에 새긴 비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350715
· 쪽수 : 118쪽
· 출판일 : 2019-10-14

책 소개

사십편시선 29권. 김정원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구조', '귀향', '마음에 새긴 비문', '환청', '대바구니 행상', '소농 김종형', '탕수육', '옛 동무 아버지 이야기', '주인공들', '토담 쌓기', '실화', '기름진 땅'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구조
귀향
마음에 새긴 비문
환청
대바구니 행상
소농 김종형
탕수육
옛 동무 아버지 이야기
주인공들
토담 쌓기
실화
기름진 땅

제2부
돈오점수
광화문 광장
세월호 생존 여학생의 자유 발언
반달
탱자꽃
모내기
꽃 따라 단풍 좇아
울창한 숲을 이루려면
저녁 강
단독자
살아남은 자의 욕됨
사실주의

제3부
시골 학교
따돌림
학급 담임
진로 상담
화살기도
어느 교사의 기도
사월
흐뭇한 때
찍기
따뜻한 그늘
여수 갯가길 종주
소풍

제4부

책 읽기
곡우
장악
체험

교정
빈 항아리
우정
그 꽃만 자유
낙화
사람에게 묻는다

해설 | 원초적 순정과 연민으로 기록하는, 생명의 시들 ·정우영

저자소개

김정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1년 《녹색평론》에 시를 발표하고, 2006년 《애지》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 시작했다. 시집으로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 『줄탁』, 『거룩한 바보』, 『환대』, 『국수는 내가 살게』, 『마음에 새긴 비문』, 『아득한 집』, 『아심찬하게』와 동시집으로 『꽃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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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구조

뿔도 없는 매미가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을
머리로 자꾸 들이받는다

나는 창문을 열고
거실로 얼른 달려가
형광등을 끈다

원전 하나가 날개를 접고
낮달 같은 지구에
혈색이 돌아오는 밤


마음에 새긴 비문

고등학교 일학년 때였다. 나는 담양에서 광주로 유학을 가서 양림동에서 자취를 했다. 단풍이 비단개구리 떼울음처럼 병풍산을 내려오던 어느 토요일 오후. 집에서 하룻밤 자고 이튿날 동틀 무렵부터 해질녘까지 식구끼리 조선낫으로 벼를 벴다.
길고 고단한 일요일 저녁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가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 우리 마을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신작로가 나왔다. 가난한 삶처럼 울퉁불퉁하고 먼지 풀풀 날리는 그 신작로 가에 허름한 원두막 같은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나는 일주일치 양식인, 자루에 든 쌀 두 되를 어깨에 메고 막차를 타러 논길을 진땀나게 걷고 있었다.
그때였다. 뒤에서 어머니가 손사래를 치며 달려오고 계셨다. 숨을 헐떡이며 다가오신 어머니는, 붉은 라면봉지에 싸서 노끈으로 묶은, 아직도 따뜻한 무언가를, 두근두근 기다리는 나에게 건네주셨다. 그리고서는 아즘찮은* 몸짓으로 막차를 놓치겠다며 어서 가라고 재촉하셨다. 둥근달이 뾰족한 꼭대기를 품은 소나무 아래서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초등학생처럼 작아진 어머니는 아직도 그곳에 서서 막내아들 뒤통수를 짠하게 바라보고 계셨다. 감나무가 많은 시목마을 열녀비각을 지나 논길이 굽은, 어머니가 보이지 않은 언덕배기에서, 그 라면봉지를 펼쳐보았다.
구운 갈치 두 토막! 느닷없이 비린내의 날카로운 가시가 왜 그렇게 서럽고 시큰하게 내 눈과 코를 깊이 찌르던지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눈앞이 흐려 하늘만 쳐다보다가 가까스로 버스에 올라탔다. 고단함이 발바닥에서 머리끝까지 꽉 찼다. 묵은 파김치가 된 운전사와 차장과 나, 세 사람이 버스를 전세 낸 듯, 실내는 썰렁하고 침침했다.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아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유령 같은 미루나무 우듬지에 빈 까치집이 차츰 작아지면서 고향이 멀어져갔다.
글을 배우지 못한 어머니는, 한 자도 남겨줄 수 없어서, 순박한 생활과 얼로 비문을 새겨 놓고 세상을 떠나셨다. 삼십 년이 지났지만 그 비문은 비바람에 조금도 풍화되지 않고 내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다,
또렷이,

‘비릿한 삶을 구워 구수한 향기를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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