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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407655
· 쪽수 : 282쪽
· 출판일 : 2022-01-2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안녕, 안녕, 봄입니다
1부 작은 인연 예찬 :
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
* 모교 앞을 지나며
* 근근이 먹고산다
* 길 잃은 사람
* 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
* 아내의 생일날에
* 맞절
* 살아남고 보자
* 김을 보내며
* 반의 반
* 해충에서 익충으로
* 아가야 잘 가거라
* 조지훈 선생님께
* 맞아요
* 사랑의 거리
* 인연의 무게
*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 참외 철의 기억
* 저만치 혼자서
* 사인을 하며
* 천사는 없다
*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 아버지께 드리는 글
2부 작은 시 예찬 :
마음을 빨래하듯 시를 쓴다
* 시인에의 길
* 지문이 사라졌다
* 글 쓰며 늙은 사람이 되어
* 사람 나이 50쯤이면
* 마음의 빨래
* 포기한다는 것
* 「초혼」을 읽으며
* 문인으로 산다는 것
* 보편에 대하여
* 책도 죽는다
* 더터나가는 인생
* 바로 그것을 써라
* 시인 나이
* 마음을 내려놓을 곳
* 우리, 멀리 함께 갑시다
* 가지 않은 길
* 슬럼프
* 양갱의 단맛
* 좋아요 어법
* 글쓰기의 힘
* 그 모습이 시가 되어
* 시는 망하지 않습니다
* 내가 기대고 살았던 말들
3부 작은 풀꽃 예찬 :
뜨락에서 배운다
* 잡초와 화초
* 모든 풀꽃들에게
* 하얀 제비꽃
* 책의 숲으로 가는 길
* 뜨락에서 배운다
* 너도 그르지 않다
* 뒷모습을 바라보며
* 인생 사계
* 병렬 인생
* 봄의 말
* 시나대숲의 새소리
* 공짜로 오지 않는 봄
*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
* 가을 햇빛
* 지구 님 잘못했습니다
* 꽃들에게 배운다
* 날마다 첫날이고 마지막이다
* 10년 후에 보자
* 나무들아 꽃들아, 고맙구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피차 오래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대상이 되었고 의미가 있었지만 무의미한 그 무엇으로 바뀌고 말았다. 다만 아득한 느낌. 꿈길을 헤매고 있는 것 같은 감회. 연극은 이미 끝났는데 무대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여전히 서성대고 있는 연극배우와 같다고나 할까. 다만 나는 바람처럼 이 길을 오갈 뿐이다. 골짜기를 빠르게 흘러가는 물처럼 무심하게 이 길을 지나칠 뿐이다. 오늘도 저희끼리 재잘거리며 삼삼오오 무리 지어 오가는 새내기 대학생들에게 나는 다만 모르는 노인일 뿐이고 그들 역시 나에게는 모르는 청춘들일 뿐이다. 얼마나 더 나는 이 길을 이렇게 오갈 것인가. 아무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이 거리. 분명 낯익고 정다운 거리지만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 거리. 다시금 정신 차려서 살피면 어디 먼 외국에라도 여행 온 듯한 그런 막막한 느낌. 문득 목이 마르다.
그것이 그렇구나. 우리는 그냥 오래 함께 살아 늙은 사람이 되었기로 서로 안쓰러워 세배를 하고 싶었던 것이고 또 상대방의 건강을 염려하여 맞절을 한 것인데 며늘아기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쳤다니 이거야말로 일거양득으로 좋은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 아들 내외도 우리만큼 오래 함께 살아 늙은 사람이 되면 오늘의 일을 떠올리며 그들도 맞절로 세배하는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그러한 모습이 또 손자 아이들에게까지 전해진다면 그것은 얼마나 좋은 일이 될 것인가! 이래저래 인생은 유정하고 고달픈 대로 아름다운 것이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