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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0408904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2-08-29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PART. 1 기울어진 그림을 부수는 존재들
‘창녀 막달라 마리아’, 베드로의 질투로 시작된 오명
흑인 하녀 로르, 바스키아의 손길로 주인공이 되다
격리되거나 미화되어왔던 장애인, 정상성이란 무엇인가
건강이라는 강박, 아픈 사람은 죄가 없다
릴리 엘베, 커버링을 거부한 성소수자 예술가
‘흑인이라서, 여성이라서’, 강탈당한 약자의 몸
PART. 2 그림 속 소품이기를 거부한 여성들
성 착취를 정당화한 ‘성 노동자’라는 말
‘여자의 몸속에는 짐승이 있다’는 오랜 자궁 혐오의 역사
‘바람직한 어머니상’이라는 사회적 환상
모던걸 수난사, 단발 여성은 100년째 전쟁 중
가부장 사회의 밑돌, 착취당하는 여성의 노동
그림자 노동, 여자는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PART. 3 뒤틀린 권력에 균열을 내는 그림들
값싼 노동력이거나 말 잘 들어야 하는 ‘어린이다움’
나이 듦, 주름진 얼굴이 아름다워질 때
가난한 장애 소년 그림을 ‘천국행 보험’ 삼은 부자들
‘야만의 정복자’ 미국, 끝나지 않은 인디언 잔혹사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나는 사람들
분노와 불안의 투사, 혐오라는 이름의 전염병
PART. 4 선전 도구에 저항하는 예술가들
전시당한 코뿔소, ‘인간적’ 동물만이 해방되리라
오염된 환경, 마네의 그림에 담긴 씁쓸한 대반전
헤겔이 하이힐을 신어야 했다면 ‘철학자의 길’은 탄생했을까
예술을 후원하라, 탐욕스러운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
잭슨 폴록과 선전 예술, 순수의 시대는 올까
‘튤립값 거품’에 드러난 투기, 인간의 오랜 욕심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예술이 돈과 권력을 떠나 독립하기는 너무나 힘들다. 예로부터 화가가 자신을 후원해주는 권력자와 그림을 구입해주는 재력가들의 도움을 외면한다는 것은, 직업 화가가 되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순수한 취미로서의 회화가 등장한 근대 이전에는 그림이란, 주문자가 있어야만 비로소 그려지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화가들은 대체로 권력과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막달라 마리아는 남성 제자 공동체 안에서 ‘왕따’ 신세였다. 특히 베드로는 막달라 마리아를 드러내놓고 적대했다. 이렇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었으니, 예수의 죽음 이후 막달라 마리아가 철저히 배제된 건 당연한 수순 아니었을까. 베드로가 초대 교황이 되어 교회 제도를 이루고, 부활에 의심을 품었던 사도들마저도 교회 주류 전통 속에서 왕좌에 올랐을 때, 예수의 가장 신실한 사도였던 막달라 마리아는 열두 제자에도 포함되지 못한 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작가 에밀 졸라는 마네가 올랭피아에서 흑인 하녀를 그린 것은 ‘검은 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마네가 작품 속에 몇몇 오브제와 인물을 조합시켜 놓았다면, 그것은 마네의 철학적 사고 때문이 아니라 아름다운 색채와 대비를 이뤄내고 싶다는 그의 욕망이 표현된 것이다.” 즉 별다른 역할 없는 흑인 하녀를 등장시킨 것은 두 인물의 피부색을 강하게 대비시켜 그림에 색채 감각을 더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