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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60870596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0-05-20
책 소개
목차
역자의 말
환담(幻談)
관화담(觀?談)
골동품
마법 수행자
갈대 소리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이렇게 날이 더워지면 여러분들께서 혹 높은 산으로 가시거나 또는 시원한 바닷가로 가셔서 그렇게 이 힘겨운 나날을 알찬 생활의 일부분으로 보내고자 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한 번 몸이 늙으면 산에도 가지 못하고 바다로도 나서지 못하게 되지만 그 대신 좁은 뜰의 아침 이슬, 툇마루의 저녁 바람 정도로 만족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무난히 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으로, 뭐 노인은 그런 것들로 낙착(落着)해야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산에 오르는 것도 정말 좋은 일입니다.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높은 산, 험한 산 같은 곳에 오르게 되면 일종의 신비로운 흥밋거리도 많습니다. 그 대신 또 위험한 일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바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야기해 드리고자 하는 건 바다 이야기지만 그 전에 먼저 산 이야기를 하나 해두고자 합니다. - 「환담」
산에서는 광선이 비치는 상태에 따라 자신의 신체 그림자가 건너편에 나타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네 명 중에는 그런 환영인가 하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겠죠, 그래서 자신들의 손을 움직여보고 몸을 움직여 보았지만 그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래된 경문 구절 중에 ‘마음은 능수능란한 화가와 같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쩐지 떠오르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 「환담」
그런데 낚시의 운치야 그걸로 족하다 해도 역시 낚시의 근본은 물고기를 잡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잡지 못하면 놀이의 세계도 좁아집니다. 어느 날, 한 마리도 잡히지 않습니다. 잡지 못하게 되면 미숙한 손님은 자칫 뱃사공을 향해 투덜투덜 푸념하곤 하지만 이 사람은 그럴 정도로 천박하진 않은 사람이라 그날은 낚지 못했어도 평상시 같은 기분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다음날도 기일이라서 다음날도 또 그 사람은 기치 공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물고기는 그야 물고기니까 가만히 있다가 먹이가 보이면 물 테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어떨 때는 뭔가가 싫어서, 예를 들어 물이 별로라든가 바람이 싫다든가 혹 뭔가 불명의 이유로 그것을 꺼리거나 하면 먹이가 있어도 물지 않는 경우가 있는 법입니다. 하는 수 없죠. 이틀 내내 전혀 낚이지 않습니다. 조수가 낮을 때라면 몰라도 조수도 괜찮은데 이틀 내내 조금도 잡히지 않는 것은 낚시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도 뱃사공에겐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낚시객께서 낚시도 잘할뿐더러 인간적으로도 괜찮은 사람이라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자 사공은 도리어 움츠러들었습니다. - 「환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