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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60870718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부부단팥죽
부부단팥죽 속편
나무의 도시
육백금성六白金星
세태
경마
향수鄕愁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책속에서
신세카이에 두 채, 센니치마에에 한 채, 도톤보리 나카자 극장 맞은편과 아이아우 다리 동쪽 가에 각각 한 채씩, 총 다섯 채의 이즈모야 가게 중 장어덮밥이 제일 맛있는 건 아이아우 다리 동쪽 가야, 밥에 듬뿍 배어든 육수의 풍미가 “무엇보다도 술맛을 훌륭히 돋우지.” 하고 후루룩 깨끗이 비워 먹고 사이좋게 배가 불룩해진 뒤 호젠사의 ‘가케쓰’에 하루단지의 만담을 들으러 가서 함께 껄껄 웃으며 맞잡은 손이 땀에 젖어 있었다. - 「부부단팥죽」
그날 밤은 역시나 집을 비우지 않았지만 다음 날 초코가 숨겨둔 저금통장을 전부 인출하여 지난밤의 답례라며 친구를 불러내 난바 신개척지에 빠져들어 이틀 동안 모조리 다 써버린 뒤 넋이 나간 남자처럼 구로몬 시장 뒷골목 연립주택으로 터벅터벅 돌아왔다. “돌아오는 건 잘도 안 까먹었네.” 그렇게 말하더니 초코는 목을 조르며 들이받고서 어깨를 두들길 때 요령 그대로 머리를 퍽퍽 때려댔다. “아이고, 아줌마 무슨 일이야, 무턱대고 왜 이래.” 하지만 저항할 힘도 없는 듯했다. 숙취로 머리가 날뛰어 이불을 뒤집어쓰고 끙끙 신음하는 류키치의 머리를 철썩 때리고는 괜스레 바깥으로 나왔다. - 「부부단팥죽」
바둑판 같은 다다미 바닥에 걸터앉아 후룩후룩 높은 소리를 내며 홀짝대면서 류키치가 말했다. “여, 여, 여기 단팥죽이 왜 두, 두, 두 그릇씩 가져오는 건지 알아? 모를 거야. 여긴 옛날에 무슨 다유 조루리 선생께서 연 가게야, 한 그릇 가득 따라주는 것보다 조금씩 두 그릇으로 나누는 쪽이 더 많이 든 것처럼 보이잖아,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해낸 거야.” 초코는 “혼자보다 부부인 쪽이 낫다는 거겠지.” 척하고 옷깃을 들어 올리더니 어깨를 크게 들썩였다. 초코는 부쩍 살이 쪄서 그곳 방석이 꽁무니를 내뺄 정도였다. - 「부부단팥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