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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1151328
· 쪽수 : 128쪽
목차
차례
시인의 말
제 1 부
바람의 눈
기러기 떼
여백
흰 밤
꽃을 보며
우렁이가 혀를 내밀고
달을 물고
곱구나
잉어
고니
무지개
동백冬柏 장엄莊嚴
은어
그 꽃
곤줄박이
제 2 부
독약 같은
새벽달 같은
꿈
황량한 황홀
유혹
못을 쥐고
벚나무 아래, 키스 자국
포옹
애인 둘
마네킹
볼레로
차가운 소곡
향기
파랑 눈썹
크로이첼
제 3 부
당신이 살아 숨 쉬어야 할 까닭
산수유 꽃을 보며
등대
꽃 한 송이
파도의 뼈
하지
겨울 풍경
이런 새벽
바다, 대침묵에 들어간
고래와 바위벽
시인
세한도歲寒圖
거품 우주
파도가 저처럼 빈 하늘을 두드리니
독작獨酌
제 4 부
벚꽃 잎 하르르 쏟아질 때
소금쟁이 한 마리에 온 우주가
아바타
이슬
집
적막한 허공
큰 바퀴가 달린 기관차
바다와 새
저 눈빛, 헛것을 만난
추석 무렵
가자미
허공으로의 도약
결에 관하여
항아리
피보다 붉은 오후
서정抒情을 향하다 - 초월에 대한 감수성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랫동안 나는 항아리에 담긴 것이 어둠인 줄로 알았다
항아리에 귀 대고 들으면
우웅 우웅 울리는 것이
어둠이 내는 소리인 것으로 생각했다
어둠은 깊고 따뜻하고
부드러울 줄로 알았다
가슴속에 항아리 하나 품고
평생을 어루만지며 사는 사람이 되려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일찍이 포기했던가
깊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어둠을 껴안기 위해
나는 번쩍이는 도끼를 버렸다
그런데, 이제, 항아리 속을 들여다보니
거기 담긴 것은 어둠이 아니었다
부서진 꽃, 흩어진 뼈, 몇 억 몇 천만 년의
고독과 침묵
그런 것들이 그르렁거리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항아리를 차라리
가슴속 깊은 곳으로
밀어 넣고, 오늘부터
내가 항아리가 되었다
항아리가 된 나를
어둠의 깊이와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사랑하는 누가 와서
쓰다듬어 다오
내가 눈물로 그르렁거릴 때
그대는 우웅 우웅 운다고 말하며
부드럽게 어루만져 다오
― 「항아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