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1151458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1-10-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겨울저녁이 다시
평일
귀로
야학
심도 좋으시다
가을밤
일기
채점
편지
밤바다
요즘 부처님 손바닥
얼치기 농사꾼
산수유
겨울저녁이 다시
친구, 오랜만에 만난
대한민국 가을
철원평야의 김씨
자문자답 숭례문
제2부 그렇게
갈喝
관성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대부도 간척지에서
후반
그렇게
서울깍쟁이
책을 옮기며
또한, 오늘도, 문득
자전거를 타는 사람
꽁꽁
우측통행
빵빵, 꽉꽉, 든든
봄
그녀의 주말
개암사 응진전應眞殿에서
시욕詩慾
제3부 빌어먹을 그눔의 시
꽃구경
삼월 한 달
정년
그가 떠나던 날
왜 시는 쓰냐?
종각역
빌어먹을 그눔의 시
데스밸리
어머니 생각
어느 날, 문득
시집을 펼치며
2007년 9월 5일
예산 장날
하늘 두드러기
까치발
쥐구멍
민망한 깡통
이 시대의 좌선
제4부 하모니카가 불고 싶다
어머니의 이명
염습
열공 가족
햇살 기지개
하모니카가 불고 싶다
박용래 시인의 직업
냉장고
지난겨울
책
유고시집 출판기념회
행복했던 그 겨울
경로석
혼술
집게벌레
차를 끓이며
가을 들판으로 나를
금초
서정抒情을 향하다·배고픈 점심시간
저자소개
책속에서
목소리만 두고 나간다.
누군가 전화를 하면
남은 나의 목소리는 응대할 것이다.
“저는 지금 외출 중입니다. 용건과 전화번호를 주십시오.”
기계 속에 갇혀진 나는
그래서 오늘도 우울증 환자이다.
―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머리 빡빡 밀고 논산훈련소엘 들어가니, 군대는 그저 줄을 잘 서야 한다고 말들을 한다. 그런데 어느 줄이 좋은 줄인지, 어느 줄이 103보인지, 어느 줄이 101보인지 도통 감도 잡을 수 없어, 다만 기웃, 기웃거리다 끝나고 만 고문관 군대 3년
아직도 어느 줄이 좋은 줄인 줄 몰라, 삐죽삐죽 줄을 찾는데, 누군가 뒤통수에 대고 냅다 소릴 지른다. “야! 줄서기나 하려면 왜 시는 쓰냐?” 이제나 저제나 줄서기 못하기는 매일반. 어디 줄이라도 대려고 기웃거리면 뒤통수가 근질근질 그만 맥없이 물러나 버리곤 한다.
― 「왜 시는 쓰냐?」
전철 바닥에 빈 깡통이 하나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이 발에 치이고, 저 발에 채이며
어느 생각 없는 사람, 따듯한 캔 커피
홀짝홀짝 즐기고는
아무 개념 없이 놓고 내린 깡통
이곳에서도 민망하고
저곳에서도 민망하고
깡통은 어디 발붙일 곳이 없어
전철이 흔들릴 때마다
온 바닥,
다만 대굴대굴 배회를 한다.
― 「민망한 깡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