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식 평전

1장 송정리에서 세상으로
변방 / 누가 함부로 못했지 / 의젓하게 홀로 / 기차 통학 / 인생의 원형 / 교문을 열다 / 역사학자의 꿈

2장 다시 민중으로
후사연에 들다 / 선거로는 안 되겠다 / 공부 / 확장 그리고 도약 / 훈련

3장 용기와 10·2데모
역사가 오는 건널목들 / 결단 / 무르익는 상황 / 두려움과 용기 / 빅뱅처럼 / 일파만파

4장 유신과의 정면 대결
전국 동시다발 시위 / 위험한 잔을 들다 / 악전고투 / 죽지 않는 죽음

5장 황톳길에서 그대와
그가 그대였다 / 감당해야 했던 고초 / 젊은 마늘장수 / 마음은 콩밭 / 나와 함께 걸어요 / 삶과 함께 오래도록

6장 세상을 풀빛으로
풀빛의 시작 / 전사를 키우다 / 노동현장에 필요한 책 / 민중의 노래, 민중의 힘줄 / 또 하나의 돌파 / 민중문학의 거인들

7장 풀빛으로 세상을
오월이여 진실이여 / 문예운동의 디딤돌 / 민중의 역사 / 민중서사 만화 단행본 / 다시 광주로 /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 풀빛은 어디에 있는가

8장 균형, 다시 돌아오다
힘차고 빛나고 슬기롭게 / 균형사회를 꿈꾸다 / 정치개혁의 길 / 역사의 성숙을 위하여 / 냉전 이데올로기 종언을 향하여 / 다시 정치로

9장 그루터기가 되어
그루터기 / 만부부당지용 / 백두산을 오르다 / 다 비우다

에필로그
풀빛 나병식 연보
참고자료

10·2데모를 준비하던 모든 이들에겐 너나없이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용기를 발휘했다. 그들은 “두려움에 저항하고 그것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고통과 위험을 감수하고 결단하고 행동할 때 ‘첫’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용기는 탁월한 인간의 표상이자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용기 있는 이들의 품성에는 대담성, 끈기, 진실성, 활력이 있다. 나병식은 늘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다. 그러면서 훈련되었다. “인간은 용감한 행위를 실천하며 용감해진다.” 나병식도 그렇게 용감해졌다.

그의 낙관주의는 사회변화를 위한 운동의 가치와 목적, 희망과 지향을 고스란히 담은 의미였다. 현실주의가 흔하게 빠질 수 있는 속물주의와 이해관계 맹목을 벗어나기 위해 그는 행동주의와 전투성을 택했다. 현실에 대응하며 문제해결에 머물지 않고 목표와 지향을 향해 스스로를 몰아세웠다. 안주와 만족이 아닌 행동하고 실천하는 도전에 힘을 쏟았다. 그러니 그를 전투적 현실주의자라 불러도 될 것이다.

출판은 그의 삶의 변증법적 통합의 정점이었다. 삶과 운동의 일치, 변혁을 위한 사회적 실천과 직업으로서 일과의 일치, 시대적 요청과 자기실현의 일치를 그는 출판을 통해 실현하였다. 나병식의 출판은 금기를 넘고 경계를 확장하는 부단한 변혁적 실천이었다. 그는 책으로 세상을 앞장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