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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야기
· ISBN : 9791164051496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22-02-10
책 소개
목차
1 “완전한 현재 안에서 숨 쉬기”
사색과 시
고음악┃오르간 연주┃음악┃3성부 음악┃소나타
교향곡┃인생의 2성부 선율┃연주회┃『황야의 이리』에서
일요일 오후의 <마술피리>┃비르투오소의 연주회┃시샘
오트마 쇠크┃오트마 쇠크와의 추억 중에서┃우기
모차르트의 오페라들┃<마술피리> 입장권을 들고
슈만의 음악을 들으며┃화려한 왈츠
고전음악 (『유리알 유희』에서)┃유리알 유희(시)
연주에 대하여┃일로나 두리고를 위하여┃불면
어느 여자 성악가에게 쓴 부치지 않은 편지┃장엄한 저녁 음악
어느 연주회의 휴식 시간┃카덴차에 대한 한 문장
어느 음악가에게┃모래 위에 쓰인
2 “이성과 마법이 하나 되는 곳”
음악 체험, 작곡가와 연주자에 대한 편지, 소설, 일기, 서평, 시
나의 바이올린에게┃쇼팽┃사라사테(시)┃사라사테
아다지오┃보니파치오의 그림
『유리알 유희』를 위한 작업 노트에서
바흐의 어느 토카타에 부쳐┃플루트 연주┃4월 밤에 쓰다
독일어판 편집자 후기 (폴커 미헬스)
음악이 된 헤르만 헤세의 시 (크리스티안 I. 슈나이더)
노래가 된 헤세의 시 (첫 행)
헤르만 헤세 연보
본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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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바이올린 선율이 솟아오른다. 환상적으로 차근차근, 은총과 비밀을 가득 품고 노래하고 떠다니면서, 아름답고 가뿐하게. 선율은 반복되고 변화하고 휘어진다. 고운 아라베스크를 찾아내고, 좁디좁은 오솔길들 위로 굽이치더니, 고요하고 청명한 감정이 되어 다시 시원하고 정화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위대함은 없다. 절규도 깊은 고난도 없다. 드높은 외경심도 없다. 오로지 기쁘고 자족한 영혼의 아름다움이 있을 뿐. (「고음악」)
다시 장관이 벌어진다. 거장 바흐가 크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신의 사원에 들어와 신께 감사 인사를 올리고, 경배의 분위기 속에서 몸을 일으키고는 성가의 가사에 따라 자신의 경건함과 일요일의 분위기를 즐기려 한다. 그러나 음악을 시작하는가 싶더니 약간의 공간을 찾아내 화성들을 보다 깊이 몰아가며, 감동적인 다성부 선율들을 엮고 화성들을 맞부딪친다. 그리고 음의 건축을 떠받쳐 세우고 마감하여 교회를 한참 벗어나 고귀하고 완벽한 체계의 우주 공간을 만들어낸다. 마치 신은 잠자리에 들었고 그에게 지휘봉과 망토를 넘겨주었다는 듯. 이윽고 뭉게구름을 야단쳐 다시 빛의 공간을 환히 열더니, 행성들과 태양을 득의양양하게 끌어올린다. 그는 한낮 중에 느긋하게 쉬며 서늘한 저녁 소나기를 때맞게 불러낸다. 그런 뒤 석양처럼 찬란하고 웅혼하게 곡을 마치며,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광휘와 혼신으로 가득한 세상을 남겨놓는다. (「고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