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65399290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1-08-30
책 소개
목차
19. 수학여행
20. 씻김굿
21. 베틀가
22. 좌우 대립
23. 여수, 순천에서 지리산 구례로 진격
24. 인공기가 걸린 학교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 이대길이 대답은 안 하고 머뭇거린다. “영감, 배고픈 인민들을 위해서 쌀을 당장 내놓아야 합니다.” “저….” 이대길이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지금 당장 줄 수 있소? 없소?” 이대길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자 인상이 험악해진다. 인상을 찡그리며 언성을 높인다. 다짜고짜 군인들이 이대길을 협박한다. 이대길은 군인들이 총을 들고 있는 통에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거절할 수가 없는 분위기다. 안 된다고 했다가는 당장에라도 무슨 사달이 날 기세다. 탕! 이대길이 총소리에 움찔한다. 겁을 잔뜩 먹는다. “아! 우리 혁명이 완수되면 몇 곱으로 갚아 줄 테니 광문을 활짝 열어달란 말이오!”
“형님!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혁명이라니?” 이대길이 놀라는 시늉을 한다. 새벽에 명일이 와서 하는 소리와똑같은 소리를 하지만, 모른 척하고 강진태에게 되묻는다. “형님도 새벽에 읍내에서 나는 총소리 들었죠? 혁명군들이 구례경찰서를 장악했습니다. 오늘 오전 중으로 혁명군들이 광의로 들이닥칠 것입니다. 지금쯤 면사무소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을 겁니다. 당장에라도 형님을 잡으러 들이닥칠지도 모릅니다. 일제에 협력했던 사람들, 각 마을의 국민회 임원들과 한청단원들, 경찰 가족과 면사무소 직원들, 그리고 지주들을 모조리 잡아들일 것입니다. 인민공화국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그동안 남로당이 기를 못 폈는데, 이제야 혁명군들이 여수, 순천을 장악하고 구례까지 모두 접수했습니다. 이 기회에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형님도 같이 동행했으면 합니다. 그동안 형님이 남로당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을 안 하는 거 다 압니다. 우리나라에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남한만의 단독선거니, 단독정부를 세운다는 것은 오천 년의 역사를 거스르는 창피스러운 일이라 말은 못 하지만, 속으로는 반대를 하고 싶어도 제대로 말을 못 하고 살아온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릅니다. 새로운 세상이 왔습니다.”
인철이 학교에 들어선다. 학교에 들어서자 두리번거린다. 구성만 선생을 찾는 중이다. 학교 곳곳의 사정을 잘 아는 구성만과 접촉을 해야 한다. 투표하는 것처럼, 줄을 서 있는 대열에 합류한다. 투표소 대열에 서로 거리를 두고 인철과 명일이 서 있다. 서로 눈을 마주치며 눈빛으로 교감을 한다. 투표하면서 가까이 가서 주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경찰과 죽창의 위치, 죽창의 개수, 한청단원들의 수를 꼼꼼히 세어 가면서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인다. 먼저 투표장 입구에서 최현종과 만난다. 교실 안 투표장에 들어선다. 교실 안에는 구성만 선생이 투표 진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인철은 투표장 안에 몇 사람이 있는지 두리번거린다. 투표장 안에서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투표할 사람 명부를 큰 소리로 확인하느라 시끄럽다. 인철이 들어서자 서로 눈빛을 교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