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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66814198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는 말 | 화려함에 가려진 추악한 이야기
1부 호화로운 궁전에 넘쳐나는 독
1장 식탁부터 속옷까지 안전지대는 없다
2장 신비한 힘을 가진 유니콘의 뿔과 수탉의 똥
3장 미모의 대가는 크다! 치명적인 화장법
4장 사람 잡는 의사, 수은 관장과 쥐똥 묘약
5장 화려한 궁전, 가득한 악취
2부 소문과 과학의 만남, 유럽 왕실 독살 사건
1장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7세
2장 이탈리아의 장군, 칸그란데 델라 스칼라
3장 샤를 7세의 정부, 아녜스 소렐
4장 영국의 왕, 에드워드 6세
5장 나바라왕국의 여왕, 잔 달브레
6장 스웨덴의 왕, 에리크 14세
7장 러시아의 황제, 이반 4세와 두 여인
8장 토스카나의 대공, 프란체스코 1세 데메디치와 그의 아내
9장 앙리 4세의 정부, 가브리엘 데스트레
10장 위대한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
11장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카라바조
12장 영국의 왕세자, 헨리 스튜어트
13장 제임스 1세의 고문, 토머스 오버베리
14장 오를레앙 공작 부인, 헨리에타 스튜어트
15장 루이 14세의 정부, 마리 앙젤리크 드퐁탕주
16장 오스트리아의 궁정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장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3부 은밀하고 신속하게, 현대의 독살 사건
1장 독살설을 잠재운 발견들
2장 왕실에서 민간으로, 독의 민주화
3장 현대판 메디치, 정치적 독살의 부활
맺는 말 | 공주로 태어났다면 행복했을까?
부록1 | 마음에 쏙 드는 독 고르기
부록2 | 독의 전당
참고 문헌
그림 출처
리뷰
책속에서
떡 벌어지게 차린 수라상이 왕 앞에 놓였다. 알맞게 구운 고기와 감칠맛 나는 소스, 벌꿀을 발라 윤기가 자르르한 케이크에 고급 포도주까지! 보기만 했는데도 입에 침이 고이고 배에서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났다. 하지만 왕은 이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쓰러지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곧바로 입맛이 뚝 떨어져버렸다.
지나친 망상일까? 젊은 나이에 급사한 왕족들은 그저 우연히 의사가 손쓸 수 없는 질병으로 쓰러진 것일까? 그럴 리 없다. 독살에 대한 소문이 전부 사실은 아니겠지만 남겨진 기록을 보면 독에 대한 두려움을 단지 왕족의 편집증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수천 년 동안 왕들은 독 감별사를 두어 음식을 먼저 맛보게 했다. (…) 껍질이 있는 요리는 감별사들이 겉을 부수고 안쪽 깊숙한 부분까지 떠냈다. 그러다 보니 왕이 음식 한 접시를 받았을 때쯤이면 해기스(순대와 비슷한 내장 요리)는 미지근해질 뿐만 아니라 개밥에 가까운 모양새가 되었다. (…) “고기를 써는 하인은 어깨에 두른 냅킨에 입을 맞춘 뒤 그것을 왕에게 전달했다. 그다음 숟가락을 들어 물기를 닦고 입을 맞췄다.” 이처럼 왕이 사용하는 모든 식기에 여러 사람이 입을 대다 보니 왕은 독이 아니라 세균 때문에 병들 지경이었다. (…) 하인 한 명은 왕이 사용하는 고급 리넨 소재의 냅킨을 물에 적셔 손에 문지른 뒤 접어서 왕의 자리에 올려두었다. 그래서 왕은 늘 더럽고 축축한 냅킨을 써야 했다. (…) 그쯤 되면 음식은 이미 식어 있었다. 미지근하기라도 하면 다행이었다. 이어서 식탁에서는 하인들이 식사 시간 내내 왕이 먹을 음식을 조금씩 잘라내어 먹었다.
왕이 수저를 들기 전에 감별사들은 음식을 검사하고 냅킨과 식기에 입을 맞추었을 뿐 아니라 식탁에서 유니콘의 뿔을 천천히 흔들었다. 때로는 음식에 찔러 넣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것을 독 가까이에 가져가면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고 색이 변하면서 떨린다고 믿었다. 하지만 오히려 뿔을 흔드는 하인들이 땀을 흘리고 하얗게 질리며 부들부들 떨 가능성이 높았다. 만에 하나 왕을 독살하려 했다는 혐의라도 받게 되면 끔찍한 고문을 당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