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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시론
· ISBN : 9791166843907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5-01-10
책 소개
목차
1강 - 새의 목소리 또는 낯섦의 문제
2강 - 거북이의 문자 혹은 번역의 문제
일본 귀신을 위한 이메일
3강 - 물고기의 얼굴 또는 변신의 문제
다와다 요코론
해설
옮긴이의 말
주
전기와 도서출판목록
책속에서
낯선 목소리들로 둘러싸이면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요? 몇몇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목소리를 새로운 환경에 맞추려고 시도합니다. 음의 높낮이나 음의 세기가 조절되고, 새로운 언어 리듬을 흉내 내며, 들숨과 날숨에 신경 쓰게 되죠. 모든 자음과 모음 그리고 어쩌면 모든 쉼표가 신체 세포를 뚫고 들어가 말하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거예요. 이것이 어쩌면 2세대와 3세대 이민자들이 고국에 머문 사람들과 다른 얼굴을 갖게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새의 언어는 동시에 새의 노래이기도 해서 언어와 음악이 서로 만나게 됩니다. 새의 언어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의 언어예요. 인간은 오직 꿈에서만 자신의 힘으로 나는 법을 알고 있죠. 그래서 새의 언어를 꿈꾸는 사람의 언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철자는 번역할 수 없어요. 본래 절대로 번역할 수 없는 것은 텍스트가 아니라 글자입니다. 제가 어떤 텍스트를 의미에 맞게 번역하려고 하면, 우선 철자의 몸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지요. 저는 독일어 문장을 소리 내서 읽고, 발화된 내용을 생각의 이미지로 옮긴 후 이 이미지를 일본어로 묘사하려고 시도합니다. 이것은 의사소통적 번역이기는 하지만, 문학적 번역은 아니에요. 문학적 번역은 번역언어가 관습적인 미학을 파괴할 때까지 강박적으로 글자 그 자체의 성질을 쫓아야 해요. 문학적 번역은 번역 불가능성에서 출발하며, 그것을 제거하는 대신 제대로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