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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7372208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2-09-29
책 소개
목차
1장 크누트는 말한다 • 9
2장 Hiruko는 말한다 • 34
3장 아카슈는 말한다 • 59
4장 노라는 말한다 • 91
5장 텐조/나누크는 말한다 • 127
6장 Hiruko는 말한다(2) • 171
7장 크누트는 말한다(2) • 208
8장 Susanoo는 말한다 • 237
9장 Hiruko는 말한다(3) • 280
10장 크누트는 말한다(3) • 306
옮긴이의 말 물고기는 말한다 • 332
리뷰
책속에서
“어제 있었던 일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어제도 오랜 옛날입니다.”
여자의 얼굴이 공중에 떠 있는 여러 개의 문법을 빨아들여, 그걸 체내에서 녹이고 부드럽게 숨 쉬며 입으로 내뱉었다. 듣는 사람은 그 신기한 문장이 문법적으로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기능이 멎은 채, 물속을 헤엄치는 기분이 된다. 앞으로의 시대는 액체 문법과 기체 문법이 고체 문법을 대신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여성을 만나고 싶다. 만나서 어디로 걸어가는지 지켜보고 싶다.
오래전 이민자는 하나의 나라를 목표로 떠나 죽을 때까지 그 나라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서, 거기서 쓰는 언어만 외우면 되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이동한다. 그러므로 스쳐 지나간 모든 풍경이 뒤섞인 바람과 같은 언어로 말한다.
한동안 귀를 기울이니, 울음소리 속에서 노래하는 듯한 이상한 언어가 피어올랐다. 뜻은 알 수 없었다. 멜랑콜리한 모음이 공기를 파랗게 물들였다. 나는 무너질 것만 같은 돌계단을 걸어 내려가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지하 통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