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526465
· 쪽수 : 282쪽
· 출판일 : 2025-06-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1부 다시 나로 살자
1. 나를 위로할 시간
번아웃과 슈필라움
미술작품이 건네 오는 질문에 답을 하며
흰머리는 어른의 상징
내 안의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일
다시… 시작해도 될까?
고맙고 또 고맙다
내면의 아이를 지켜라!
2. 이제, 접시를 깨자
살고 싶은 대로 살자고 마음먹었더니
지금 당장 ‘홀로 여행’을 떠나라
50대 여자의 하이힐 신기
버림의 미덕, 비움의 지혜
내 살던 곳에 두고 온 마음 하나가 어느새
따릉이를 만나러 가는 날, 라일락이 날렸다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이유
2부 7년, 엄마의 엄마가 된 시간
3. 부양과 돌봄의 수레바퀴
무너지는 엄마를 보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
가끔은 엄마에게 전화나 한 통 넣어보고 싶다
부모를 돌보다 자기 돌봄은 뒷전
엄마에게 달려가 자랑하던 날
혹시 엄마가 온 게 아닐까 하는
4. 건강이 무너지면 세상은 끝
환갑 전엔 보디 프로필을 기필코!
친구야, 아무 말 없이 먼저 가지는 말자
완경이 내게 준 선물
갱년기의 화 다스리기
나, 달리기 시작했다
괜찮다. 그래, 다 괜찮다
3부 함께, 또 홀로 서는 법
5. 남편, 내 편이 되어가다
남편과 30년을 살고 보니
결혼 방학? 졸혼만큼 신선한걸!
남자들의 갱년기
6. 부모 역할은 여기까지야
서로의 아픈 닮은꼴, 엄마와 딸
헛헛한 가슴, 빈둥지증후군
자식에게 투자는 그만
7. 친구, 나의 비빌 언덕
내 슬픔을 함께 등에 지고 가는 사람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위로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다시… 시작해도 될까?’
자신감도 없고 믿음도 없었지만 무작정 질렀다. 어디서 나온 씩씩함인지 근거 없이 당당하게 연필과 종이를 사버리고 말았다. 화방에서 연필과 종이를 넣어준 비닐백을 어린아이처럼 흔들며 기숙사로 향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비닐백 안을 연신 들여다보며 그림 그릴 생각에 들떴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무언가 그리고 싶다는 갈망으로 괜히 등이 근질거렸다.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창가 옆에 연필과 종이를 두고 바라보았다. 뚫어버릴 기세로 내리쬐는 여름볕이 창가의 연필과 종이를 삼킬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몸이 굳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선생님. 미술치료사였잖아요. 그렇다면 더 잘 알지 않나요? 그림, 누구나 그릴 수 있다는 거.”
그랬다. 또 틀에 박혀 헤어 나오지 못했다. 잘해야 하고 근사하게 보여야 한다는, 어디에 써먹지도 못할 허영투성이 강박증. 그게 발목을 잡았다. 다시, 그래. 다시, 시작해 보자. 식물도 아닌데 기숙사 창가에서 하릴없이 햇빛만 쐬고 있던 연필과 종이를 조심스럽게 꺼내 펼쳤다. 연필 냄새를 맡았다. 나무와 광물이 어우러져 만든 따뜻하고 서늘한 옛 기억의 냄새. 떨리는 손으로 연필을 깎았다.』
『칼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눈이 얼굴에 닿아 내 눈물과 뒤섞여 입안으로 들어왔다. 차갑고도 짠 이별이었다.
엄마 없는 생활을 시작했다. 생각하면 항상 명치 끝에 뭔가 걸려 있는 것 같이 답답하고 더부룩한 엄마였는데, 없는데도 시원하지가 않았다. 엄마는 죽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좋은 일은 생겼고 웃을 일도 있었다. 기쁘게 축하받을 일도 찾아왔다. 그냥, 세상에 엄마만 없다. 살아있는 내 삶은 이어지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양, 살아가고 있었다. 엄마 없는 생활은 대부분 견딜 만했지만, 가끔 지독하게 슬펐다. 꽃을 보고 울었고, 엄마 생각에 웃었다. 나는, 또 살아간다.
엄마한테 전화나 한 통 해보고 싶다. 이곳 떠나, 간 곳은 살만한지, 궁금하다.
아주 가끔은 내 생각을 하는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