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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900715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1-10-25
책 소개
목차
나선 011
오경 029
미림 104
북해의 슬픈 왕 126
미림 134
오경 138
나선 149
작품해설 154
작가의 말 16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화재와 폭발로 바깥이 해가 떠오르는 새벽녘처럼 밝아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정전이었다. 어둠 속에서 찾아보니 신발장이 있던 자리의 천장이 무너져 돌과 먼지 아래 현관 입구가 파묻혀 있었다. 간신히 한 사람 정도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었지만 몇 분 뒤에도 그 공간이 무사히 남아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서둘러. 다 무너질지도 몰라.”
군인은 큰 키의 거구였고 그 역시 오경을 마주치기 전부터 달리고 있었다. 오경은 그와 정확히 눈이 마주쳤지만 얼굴을 금세 잊어버렸다. 눈 코 입의 생김새도 표정도 기억나지 않아서 오경은 그 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도 짐작할 수 없었다. 명백한 의미를 가진 것은 오직 그의 손에 들린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긴 소총이었고 서서히 오경을 향해 올라오는 총구였다. 오경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고 군인도 방향을 틀어 뒤를 쫓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한 사람은 쫓고 다른 한 사람은 쫓기는 상태가 되었다. 마치 이 술래잡기가 그들 이 만나기 오래전부터 이미 시작됐던 것처럼.
그는 정말 매일 아침 오경에게 비스킷을 하나씩 건네주기 시작했다. 암흑 속에 잠겼던 수로에 아 침 햇살이 차오르면 오경은 시계도 없이 눈을 뜨고 그대로 가만히 기다렸다. 군인은 오경이 깨어났는지 묻지 않고 즉각 기계처럼 움직였다. 신기하게도 그때가 정확히 들어맞았다. 신기하게 여겼지만 내심 오경은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이 시간은, 비스킷을 나누고 그것을 먹는 시간은 둘에 게 하루를 여는 시간이자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 하루에 일어나는 사건의 전부이며 또다 시 내일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