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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7900739
· 쪽수 : 380쪽
책 소개
목차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제5권
모니카 알리 해제
옮긴이의 말
그레이엄 그린 작품 목록
리뷰
책속에서
“만나서 반가워요.” 내가 말했다. 이것도 증오의 순간 중 하나였다. “산책 다녀온 거예요?”
“네.”
“날씨가 참 고약한 밤이군요.” 내가 비난조로 말하자 헨리가 걱정된다는 듯이 덧붙였다. “흠뻑 젖었어, 세라. 이러다가 감기에 걸려 죽겠어.”
일반적으로 쓰이는 상투적 표현이 운명의 통고처럼 대화에 끼어드는 수가 있다. 그러나 설사 그가 사실을 얘기했다는 걸 우리가 알았다 해도 우리 둘 중 누가 안달하고 불신하고 증오하면서도 그녀의 파멸을 진실로 불안해했을지 궁금하다.
나는 과거의 그때를 그냥 내버려 두고 싶었다. 왜냐하면 1939년의 일을 쓸 때면 나의 모든 증오가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증오는 사랑이 작동시키는 분비샘과 동일한 분비샘을 작동시키는 것 같다. 심지어 사랑이 초래하는 행동과 동일한 행동을 초래한다. 만약 우리가 그리스도의 수난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배우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는 그리스도를 사랑한 사람이 질투 많은 유다였는지 아니면 비겁한 베드로였는지 그들의 행동만으로 알 수 있겠는가?
사람은 행복하기만 하면 어떤 규율도 견뎌 낼 수 있다. 글쓰기 습관을 깨뜨린 것은 바로 불행이었다. 우리가 얼마나 자주 다투는지, 내가 얼마나 자주 짜증을 부리며 그녀의 신경을 건드리는지 깨달았을 때 나는 우리의 사랑이 불행한 운명을 맞이하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사랑이 시작과 끝이 있는 정사로 변한 것이었다. 나는 사랑이 시작된 그 순간을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사랑이 끝난 마지막 시간을 말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