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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없는 자유

정의가 없는 자유

(법, 자유, 정의란 무엇인가?)

전형준, 이현정 (지은이)
지혜와지식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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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없는 자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정의가 없는 자유 (법, 자유, 정의란 무엇인가?)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법과 생활 > 법률이야기/법조인이야기
· ISBN : 9791167922496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6-01-16

목차

서 론: 자유의 오독과 정의의 실종 3

제1부 정의가 없는 자유

제1장 제도 이식으로서의 자유주의 오독
1. 자유주의의 해석적 정치: 보편적 원리와 제도적 실천의 변증법적 긴장 12
2. 정치문화의 변용: 대립적 정치심성과 자유주의 담론의 왜곡 19
3. 자유와 정의의 재균형: 제도적 실험과 이론적 쇄신 26
4. 자유주의 전통의 재발견과 제도적 실천 38
5. 정치적 자유주의의 실천적 전개와 이론적 긴장 43

제2장 자유주의의 자기모순과 21세기의 위기
1. 자유주의의 자기소진: 도구적 이성과 정당성의 공백 51
2. 절차적 정의와 정치적 자유주의의 모순 57
3. 정치적 자유주의로의 전환 - 중첩적 합의와 공적 이성 64
4. 도구적 이성을 넘어서? - 롤즈 이론의 의의와 구조적 한계 66
5. 신자유주의와 데모스의 체계적 해체 69
6. 생활세계의 식민지화와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위기 73

제2부 자유: 간섭 없는 삶에서 자기 실현으로

제3장 자유의 두 얼굴: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1. 자유 개념의 이론적 기초 76
2. 자유의 철학적 심화 81
3. 자유 제한의 규범적 기준 95

제4장 소극적 자유 개념의 적용과 구조적 모순
1. 소극적 자유와 로크너 판결(Lochner v. New York, 198 U.S. 45 (1905)) 98
2. 네비아 판결 (Nebbia v. New York, 291 U.S. 502 (1934))의 헌법사적 의의 106
3. 웨스트 코스트 호텔 판결 (West Coast Hotel v. Parrish)과 헌법적 패러다임의 전환 111
4. 캐롤린 프로덕츠 판결 (United States v. Carolene Products Co., 1938)과 차등적 헌법심사 체계의 확립 113

제5장 적극적 자유의 철학적 구조와 내재적 한계
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rootboom 판결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South Africa v. Grootboom, 2000)을 통한 적극적 자유 개념의 헌법적 구현 121
2.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소의 TAC 판결 (Minister of Health v. Treatment Action Campaign, 2002)과 사회권의 사법적 실현 123
3.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인간다운 최저생계 보장권 판례와 사회적 기본권의 실질화 128
4. 유럽인권재판소의 Airey 판례(Airey v. Ireland, Application No. 6289/73, 1979)에 나타난 실질적 자유의 물적 기초 133
5. 유럽인권재판소 Osman 판결(Osman v. United Kingdom, 1998)와 국가의 생명보호 의무 139

제3부 법

제6장 법의 본질과 이론적 기초
1. 법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탐구: 철학적 난제와 현실적 쟁점 147
2. 리그즈 대 팔머(Riggs v. Palmer, 115 N.Y. 506, 1889) 판결 150
3. 베를린 장벽 경비병(Mauerschutzen) 판결 153
4. 자연법론의 철학적 전통과 이론적 발전 156
5. 법실증주의의 등장과 이론적 혁신: 과학적 방법론과 제도적 접근 160

제7장 이론과 현실의 충돌 – 판례와 현대적 쟁점
1. 자연법론적 헌법해석과 비교법적 검토: 독일 항공보안법 판결의 분석 166
2. 자연법론과 법실증주의의 근본적 대립점: 법의 본질을 둘러싼 철학적 갈등 169
3. 국가 안보와 자유의 긴장: Belmarsh 구금 사건 177
4. 현대적 전개와 지속되는 쟁점들: 21세기 법이론의 새로운 지평 182

제8장 법과 도덕의 관계
1. 법과 도덕의 구분 186
2. 현대 법철학의 법과 도덕의 논쟁: 실증주의와 해석주의 187
3. 악법은 법이 아닌가? –Fuller의 내재적 도덕성 이론 191
4. 법실증주의에 대한 근본적 도전: 드워킨(Dworkin)의 ‘The Model of Rules I” 194
5. 법과 도덕의 불가분성: Leslie Green의 재해석 197
6. 라드브루흐의 법철학: “참을 수 없음의 공식(Unertraglichkeitsformel)” 199
7. 알렉시의 법철학: 부정의로부터의 논증 202
8. 하버마스의 입장 205

저자소개

이현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변호사 자격)한 뒤,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교(Friedrich-Alexander-Universitat Erlangen?Nurnberg, FAU)에서 국제인권법 석사와 헌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부터 FAU 법학부에서 유럽인권법·EU 차별금지법·헌법해석학 등의 강의와 세미나를 운영하며 리걸클리닉·모의법정 지도, 국제학술행사 기획을 통해 교육·연구·실무를 연결해 왔다. 연구는 비례성 심사와 평등권(특히 성적지향 차별금지),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 알고리즘·인공지능과 헌법, 교차차별, 가족개념의 진화, 난민·집단추방 예외 등 현대 공법의 핵심 쟁점에 초점을 둔다. 대표 저작으로 단행본 Discrimination Based on Sexual Orientation (Springer, 2022), 공저 인권법 (정독출판사, 2025), 공동편집 및 논문기고 Die juristische Methodenlehre in Korea (Nomos, 2025)가 있으며, “유럽인권재판소 판례 비교분석을 통한 교차차별에 관한 연구”(2024), “디지털 시대의 잊힐 권리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관한 규범적 분석”(2024)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2024년 9월 4일 헌법재판연구원이 주최한 제13회 국제학술심포지엄(주제: ‘인구 변화와 헌법’)과 2025년 10월 대만 국제학술대회 ‘Same-Sex Marriage in Asia’에 초청 연사로 참가하여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강의 우수도는 Lehrpreis(2024)와 연속된 Leistungspramie 수상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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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강대학교 불문학과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이후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교(Friedrich-Alexander-Universitat Erlangen-Nurnberg, FAU)에서 인권철학을 중심으로 한 인권학 석사학위와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 대학 법철학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그의 연구는 법철학과 정치철학, 특히 자유주의의 한계와 인권의 철학적 정당화, 그리고 인간과 비인간(특히 인공지능)을 포괄하는 정의의 새로운 형태에 집중되어 있다. 주저 논문인 “Justice beyond the Human: A Hybrid Original Position for Human-AI Assemblages” (2025)은 롤즈적 정의론을 인간-비인간 복합체(human-AI assemblage)의 윤리적 관계망 속에서 재구성함으로써, 정의의 주체 범위를 확장하려는 독창적 시도로 평가된다. 그는 자유주의 전통과 아시아적 가치 논쟁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자유주의의 한계와 극복에 관한 논의 - 도덕의 강제와 ‘아시아적 가치’ 그리고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의 가능성”, 능력주의의 내적 모순을 분석한 “능력주의의 함정 - 능력주의의 본질과 폐해에 관한 비판적 고찰”, 그리고 보편적 인권의 정당화를 의사소통 규칙의 차원에서 탐구한 “의사소통의 규칙과 보편적 인권의 정당화 - 국제법의 헌법화의 재논의와 타인을 존중하는 의사소통규칙 -” 등을 통해 현대 자유주의적 정의론의 이론적 갱신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그는 공저서 『인권법』 (정독출판사, 2025)을 비롯해, 영어 저서 Beyond Asiatic Perfectionism (FAU University Press, 2021)을 통해 아시아적 완전주의(Asiatic Perfectionism)의 철학적 구조를 서구 자유주의와의 비교 속에서 분석하였다. 최근 연구로는 “차별의 문제로서의 여성에 대한 젠더 기반 폭력”(2024), “표현의 자유와 국가의 역할 그리고 상호주체성”(2023), “성차별에서 나타나는 고정관념에 관한 분석”(2023) 등이 있으며, 이는 모두 정의, 인권, 상호주체성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철학적·법이론적 문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련의 작업으로 이어진다. 전형준의 연구는 독일 비판이론과 법철학 전통 위에서, 인간 존엄과 자유의 문제를 21세기 기술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사유하려는 시도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자유주의의 도덕적 기반과 법적 정당화 구조를 재구성하면서, ‘정의 없는 자유’가 아닌 ‘정의 위의 자유’, 다시 말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규정하는 상호주체적 자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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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머리말]

서론: 자유의 오독과 정의의 실종
영화의 한 장면이 던지는 질문: 자유를 법으로 견디는 힘
1950년대 후반, 동서 냉전의 열기가 극한으로 치닫던 미국. 소련 스파이가 체포되자 국가는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듯 “적국의 스파이에게도 방어권이 있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형사사건 경험이 거의 없는 보험 전문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세운다. 곧이어 정보기관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피고인에게서 얻은 정보를 제출하라 압박하지만, 변호사는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의무를 내세워 단호히 거부한다. 그때 그는 이렇게 되묻는다.
“우리를 미국인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같은 법에 ‘동의하고, 그 법을 지키는’ 일 아닙니까.” (영화 「스파이브릿지(Bridge of Spies, 2015)」의 한 장면)
영화적 과장이 일부 섞여 있다 해도 이 장면은 자유의 실천이 법의 형식과 절차 위에서만 온전해질 수 있음을 정확히 포착한다. 자유가 ‘감정’, ‘일방적 주장’이나 ‘다수의 분노’에 기대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는 순간, 법의 일반성·예측가능성·절차적 정당성은 무너지고, 정의는 그 잔해 속에서 가장 먼저 실종된다. 냉전기의 위협은 오늘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지만, 그럼에도 공동체는 법의 보편 규범적 성격을 스스로에 대한 구속으로 받아들였다. 바로 그 자기구속이 자유를 방종으로, 안보를 만능 명분으로 타락시키지 않게 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오늘의 우리는 종종 자유를 ‘개인의 욕구를 방해받지 않는 상태’로 협소화하며, 법을 ‘상황과 편의, 구성원의 동의에 따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장치’로 오해한다. 그러나 자유가 법을 가볍게 건너뛰는 순간, 자유는 가장 약한 곳에서부터 폭력이 된다. 법은 다수의 일시적 열정, 특정 진영의 정치적 주장, 급변하는 정세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는 통행증이 아니다. 법이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약해질수록, 정의는 구호로만 남는다. 신자유주의적 효율과 선택의 논리가 길게 드리운 그늘 속에서 우리가 체감하는 ‘암흑’의 정체는, 바로 이 최소한의 법적 자기구속의 붕괴다. 이 책은 그 붕괴의 실제를 추적하며, 자유가 다시 정의와 재결합하도록 - 즉 자유가 법을 통해 ‘견디는’ 공동체의 조건을 복원하도록 - 독자와 함께 논증해갈 것이다.
자유 담론의 편중 현상은 단순한 사상적 경향을 넘어 실질적인 사회적 비대칭성을 야기한다. 오늘날 지배적인 담론 환경은 개인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자유주의의 긍정적 기여를 넘어섰다. 즉, 공동체적 책임과 규범적 정의에 대한 논의를 주변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상호 존중이라는 명분 아래 비판적 토론의 회피가 일반화되면서, 오류를 포함한 견해나 부당한 행위에 대한 건전하고 학술적인 논쟁의 장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자유 개념이 오용되어 비판적 성찰 기능을 마비시키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의 근저에는 자유주의의 내재적 한계를 간과하는 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자유주의가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사상임은 분명하나, 자유의 추구가 반드시 정의로운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개인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무엇이든 할 자유’를 주장할 때, 종종 구조적 불평등이나 약자의 비자발적 희생을 야기하는 거시적인 사회 정의의 문제가 간과된다.
자유가 공정성(Fairness)과 형평성(Equity)의 제약 없이 남용될 때, 이는 강자의 무질서를 합리화하고 권력의 비대칭적 행사를 묵인하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존 롤즈(John Rawls)는 정의의 우선성(Priority of Justice)을 천명함으로써 자유주의 내부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롤즈가 제시한 정의의 제1원칙은 각자가 평등한 기본적 자유를 가질 권리를 명시하며, 이 자유는 다수의 더 큰 이득을 위해 소수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거나 희생시키는 것을 절대적으로 부정한다. 롤즈의 관점은 공리주의적 계산에 의한 소수 희생의 정당화를 단호히 거부하며, 사회적 편익 증진이 개인의 근본적 권리보다 우위에 설 수 없음을 이론적으로 확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사회 담론은 ‘자유’의 수호라는 명분 아래 이러한 롤즈적 정의의 원칙을 위반하며 약자의 희생과 불평등을 합리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결국, 자유 담론의 과도한 편향성은 본질적으로 정의의 우선성 원칙을 침해하며 규범적 담론의 토대를 약화시키고 있다.
자유주의 전통과 현대의 딜레마
현대 한국 사회의 자유 담론은 서구로부터 수입된 자유주의 이념과 제도 위에서 전개되었다. 그러나 이론과 제도적 실천 사이에는 구조적 괴리가 존재해 왔다. 서구의 자유주의를 제도 이식하는 과정에서, 원래 사상이 지닌 맥락과 정의의 요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 결과 자유주의 이념은 표면적으로 수용되었지만, 정치문화와 현실에서는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곤 했다. 예컨대, 식민지배와 냉전이라는 특수한 역사 속에서 한국의 자유 담론은 종종 이념 대립의 도구가 되었다. 진영 논리 속에서 자유의 개념이 남용되거나 편향되면서, 자유주의가 지향했던 보편적 정의와 인권의 가치는 희석되기 일쑤였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바로 오늘날 자유의 오독을 낳은 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자유주의 전통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현실을 극복하려면, 자유주의 사상이 원래 지니고 있던 균형 감각을 재발견해야 한다. 자유주의의 거장들 역시 자유와 다른 가치의 조화를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실제로 이사야 벌린과 같은 사상가는 진정한 자유가 때로 평등이나 정의와 충돌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자유를 제한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한다. 자유만이 유일최고의 선이 아니며, 공공 질서나 안전, 그리고 무엇보다 정의와 평등 같은 가치들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통찰이다. 마찬가지로 롤즈 역시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위해 정의로운 사회의 원리를 제시했고, 어떤 경우에도 기본적 자유만큼은 침해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요컨대 자유주의 전통 내부에도 자유와 정의의 재균형을 모색하는 노력은 꾸준히 존재해왔던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이런 이론적 균형이 잘 구현되지 않았다. 법과 제도를 통해 정의를 보장하면서도 자유를 존중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때로는 절차적 정당성만 강조되고 실질적 정의는 놓치기도 하며, 중립적 공론장을 지향하다가 도리어 공허한 논의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롤즈가 제시한 ‘공적 이성’과 ‘중첩적 합의’ 같은 개념들은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정치적 안정을 위한 방안이지만, 실제 현실에 적용할 때는 포용과 배제의 딜레마에 부딪친다. 누구까지 포용해야 하고, 어디서 관용의 한계를 그어야 하는지 쉽지 않은 문제이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공론장의 성격이 급변하면서, 전통적인 공적 이성의 역할도 재구성될 필요에 처해 있다. 이처럼 정치적 자유주의를 현실에 구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론적 긴장도 현대 자유 담론의 중요한 딜레마이다.
나아가21세기에 접어들어 자유주의 자체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일부 학자들은 현대 자유주의가 자기모순에 빠져 정당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한한 도구적 이성에 의존한 결과 공동체의 가치 기반이 허약해지고, 절차만 중시하는 정의관이 시민들의 정서적 동의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버마스는 시장과 관료제 같은 ‘체계의 논리’가 생활세계 깊숙이 파고들면서,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훼손되고 삶의 세계가 물화(物化)된다고 비판한다. 이는 곧 시민 공동체의 도덕적 기반이 잠식되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와 시장 논리의 팽창이 공동체의 연대와 정의를 위협하는21세기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직시하면서, 우리는 이제 ‘정의 없는 자유’의 위험성을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이 책의 목표와 구성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자유의 본질을 다시 탐구하고, 왜 정의에 대한 담론이 실종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자유와 정의의 올바른 균형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또한 이 책은 철학과 법학, 정치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교양 독자들을 위한 학술 에세이 형식으로 쓰였다. 어렵고 전문적인 이론을 풀어 설명하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가감 없이 문제 제기를 하고자 노력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자유주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자유와 정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자유주의의 오독과 재발견: 먼저 1부에서는 자유주의 이론과 제도적 실천의 괴리를 짚어본다. 한국 사회가 서구 자유주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어떤 왜곡이 있었는지, 법과 제도의 이식은 어떻게 의미의 변질을 가져왔는지 살펴본다. 이어서 자유주의 전통 속에 내재된 자유와 정의의 균형 감각을 재조명한다. 이를 위해 존 롤즈의 정의론이 제시하는 자유와 평등의 통합을 검토하고, 공화주의에서 말하는 비지배로서의 자유 개념도 탐구한다. 나아가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사상이 규범적으로 수렴되는 지점을 찾아봄으로써, 자유와 정의를 함께 구현할 수 있는 이론적 쇄신의 방향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자유주의의 현대적 전개 과정을 살펴보며, 공적 이성의 제도화, 중첩적 합의의 조건, 포용과 배제의 딜레마 등 현실 정치에서 부딪히는 긴장 요소들을 분석한다. 1부의 여정은 자유주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여, 왜 우리가 자유의 이면에 있는 정의를 놓치게 되었는가에 대한 역사적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제2부– 자유: 소극적 자유에서 적극적 자유로: 2부에서는 자유 개념 자체를 철학적으로 파고든다. 우선 자유의 두 얼굴, 즉 소극적 자유(negative liberty)와 적극적 자유(positive liberty)의 개념을 살펴보고 그 이론적 기초를 설명한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자유 개념의 발전을 더듬어보고, 자유의 철학적 심화 과정에서 나타난 쟁점들을 이야기한다. 특히 ‘간섭 없는 삶’으로서의 소극적 자유와 ‘자기 실현’으로서의 적극적 자유가 갖는 장점과 한계를 비교한다. 이러한 철학적 논의를 토대로, 자유의 한계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라는 규범적 기준도 제시한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법과 정책의 현실 속에서 자유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다룬다. 예컨대,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크너 판결(Lochner v. New York, 198 U.S. 45, 1905)을 통해 소극적 자유(계약의 자유)를 지나치게 절대시했을 때 어떤 사회적 모순이 발생하는지 살펴본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자유방임적 자본주의 하에 노동자 보호법이 자유 침해라는 이유로 무효화되던 로크너 시대의 사례는, 자유의 오남용이 어떻게 사회 정의의 침해로 이어지는지 잘 보여준다. 이어서 네비아 판결(Nebbia v. New York, 291U.S. 502, 1934)과 웨스트 코스트 호텔 판결(West Coast Hotel v. Parrish, 300U.S.379, 1937)을 통해 미국 헌법 질서가 로크너 시대를 마감하고 헌법적 패러다임 전환을 이룬 과정을 소개한다. 이는 자유의 절대화에서 공공의 복지로 무게추를 이동시킨 역사적 전환이었다. 또한 캐롤린 프로덕츠 판결(United States v. Carolene Products Co., 304U.S. 144, 1938)로 대표되는 차등적 헌법심사 체계의 확립을 다루어, 현대 헌법에서 자유와 정의(혹은 공익)의 균형을 어떻게 제도화했는지 설명한다.
한편, 적극적 자유의 측면에서는 자유를 실질적 권리로 보장하려는 노력과 그 위험성에 대해 논의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Grootboom(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South Africa v. Grootboom, 2000)과TAC 판결(Minister of Health v. Treatment Action Campaign, 2002)을 통해, 헌법이 주거권이나 보건권처럼 사회적 기본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려 할 때 나타나는 성과와 한계를 살펴본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인간다운 최소한의 생계 보장 권리 판례나, 유럽인권재판소의 Airey판결, Osman판결 등도 검토한다. 이를 통해 적극적 자유관이 가져온 복지국가적 성취와 동시에 내재된 위험– 가령 국가에 의한 과도한 간섭이나 비용 문제, 행정력의 한계– 등을 짚어볼 것이다. 2부는 궁극적으로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이 자유의 여러 측면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다.
제3부– 법: 법의 본질과 도덕의 경계: 마지막 3부에서는 논의를 법철학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여기서는 법의 근본적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법과 정의(도덕)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탐구한다. 먼저 법철학의 고전적 물음들– “법이란 무엇인가”, “악법도 법인가” – 에 대해 살펴보고, 이에 답하려 했던 자연법론과 법실증주의 전통을 소개한다. 리그즈 대 팔머 사건(Riggs v. Palmer, 115 N.Y. 506, 1889)이나 베를린 장벽 경비병 사건(독일 통일 후)이 던진 딜레마를 통해, 법의 형식적 합리성과 도덕적 정당성 사이의 갈등을 현실 사례로 보여준다. 또한 독일 항공보안법 사건 판결을 사례로, 현대 헌법재판에서 자연법적 가치(인간의 존엄 등)가 어떻게 법해석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이는 국가 안보와 개인의 자유가 충돌할 때 법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어려운 물음을 제기한다. 더불어 영국의Belmarsh 구금 사건(A and Others v. Secretary of State for the Home Department, 2004)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법치와 인권의 긴장을 살펴본다. 이러한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법과 도덕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논쟁도 다룬다. 풀러의 ‘내재적 법도덕’ 이론이나 드워킨의 논의처럼, “악법은 과연 법이 아닌가”라는 문제를 놓고 법실증주의에 도전한 사상들을 검토한다. 동시에 레즈 그린이나 라드브루흐, 로버트 알렉시 등의 법철학자들이 제시한 법과 정의의 불가분성에 대한 통찰도 살펴본다. 3부의 논의는 결국 자유주의 법질서가 정의의 원칙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그리고 도덕을 배제한 법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성찰하게 해줄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철학적 탐구와 현실 사례 분석을 통해, 현대사회에 만연한 ‘정의 없는 자유’의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하려 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하나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자유와 정의는 결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정의 없는 자유는 결국 진정한 자유도 아니다라는 점이다. 자유는 방종과 다르며, 정의는 자유를 억압하는 족쇄가 아니다. 오히려 정의로운 질서 속에서만 개인의 참된 자유도 꽃피울 수 있다. 부디 이 책이 독자 여러분께 자유의 본질을 성찰하고 정의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자유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법과 제도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비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혼란스러운 자유 담론을 넘어, 자유와 정의가 조화된 공동체를 꿈꾸며 이 책의 서문을 마친다.

2025년 12월
독일 Erlangen연구실에서
전형준,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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