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큰글자도서] 이상한 나라의 책 읽기](/img_thumb2/979116801551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책읽기
· ISBN : 9791168015517
· 쪽수 : 430쪽
· 출판일 : 2022-08-18
목차
시작하는 글
1. 사람을 읽는다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유일한 단서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제 계획이 실현될 것 같습니까?
자신의 깊은 수렁 바깥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야말로 한칼에 상대를 죽이는 작가
[붙임] 《방망이는 알고 있다》
2. 재미로 읽는다
모험이나 불행은 결코 자잘한 일로 시작되는 법이 없으니까
작가가 독자에게 속임수를 썼다는 말인가?
하나의 문장은 언제나 다음 문장을 부른다
조그만 세계를 통해 넓은 곳을 엿보려는 독자라면
하지만 세상은 굴러가고 그들도 굴러간다
[붙임] 《노란 손수건》
3. 빠르게 읽는다
게다가, 책도 없다면, 거기는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사실 나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
“나는 지금 사하라를 바꾸고 있어.”
무언가를 잃기 위해선 먼저 찾아야 한다
자기 나름의 고결한 방식으로
[붙임] 《타오르는 푸른나무》
4. 느리게 읽는다
책상에서 몇 시간 떨어져 있는 동안
이미 일어났다고 알려진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보다 신비롭다
모든 사람이 이런 모자를 쓰고 있다
물어볼 가치가 있는 의문스러운 것
같은 것의 반복, 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것의 반복
[붙임] 《대부》
5. 걸으며 읽는다
나머지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서서히 얽히고설키고 뒤죽박죽이 된 이 느낌
밤나무의 뒤엉킨 뿌리에서
나는 그런대로 잘해 나가고 있다
온몸으로 미칠 듯이 생생하게 예감하는 바 그대로
[붙임] 《지나가는 길에》
6. 번역을 읽는다
말은 의미를 두지 않고 문장을 만든다
인생에는 참으로 신기한 일이 많더라고
시선은 인간의 찌꺼기이다
꼭 번역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온갖 종류의 다양성을 위한 여지
[붙임] 《아가리》
7. 무작정 읽는다
내가 한층 빨리 이야기한들 무슨 소용이랴?
나는 이 책을 멀리 보고 있다
모든 숨겨진 영혼의 보석들이 드러나는 순간
세계를 읽어 낼 가능성
원더랜드에 가본 여행자는 아주 드물다
[붙임] 《헤밍웨이 전집》
8. 쓰면서 읽는다
늘 젖고, 늘 울었지
야채를 먹으려면 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문장
그러나 믿어다오, 이것은 오로지 우연일 뿐이다
전날보다 훨씬 익숙해진 숲길
[붙임] 《시간의 사용》
9. 겹쳐서 읽는다
천재만이 다른 천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구나 똑같이 하는 생각이 옳은 생각인가
텍스트에 내재한 리드미컬한 선율
돌아가는 길은 좀 멀긴 하지만
물론 새로운 것은 있죠. 하지만 그게 곧 진보는 아닙니다
[붙임] 《서울과 파리의 마로니에》
10. 여러 번 읽는다
각자의 이야기, 각자의 과거, 각자의 전설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
목록에서 느끼는 어지러울 만큼의 탐욕스러움
내가 바라는 ‘나’가 아니라 지금 있는 ‘나’
인간 앞에 쏟아진 소리의 무더기
[붙임] 《그릴 수 없는 사랑의 빛깔까지도》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지난 15년 동안 헌책방에서 일하며 이런 사람들을 적잖이 만났고 심지어 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가지고 책도 썼다. 내가 만난 그들은 하나같이 왜 책을 좋아하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마치 연인이 “자기는 왜 날 사랑해?”라고 물으면 “사랑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니?”라고 대답하는 까닭과 같다. 그들은 정말로 이상한 사람들이다. 아마 지금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당신도 그런 사람일 거라고, 혹은 머잖아 그렇게 될 운명에 사로잡혔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책 목록이 전문가의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나를 중심에 두고 목록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다른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눈치를 주어서도 안 된다. 누군가는 잎이 넓은 플라타너스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잎이 바늘같이 날카로운 소나무에 끌린다. 나무가 아닌 꽃을 좋아해도 괜찮다. 무엇이 문제인가? 기준을 잘 잡고 있다면 무슨 책을 읽든 내게 훌륭한 양식이 된다.
세상에 책은 많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책만 읽으며 산다고 해도 그 수량은 1만 권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 매장에 20만 권이 넘는 책이 있다는 걸 떠올려보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얼마나 적은지 실감한다. 그러니 책을 향한 강박을 놓아야 마음이 편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그런 이유로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다. (...) 이런 복잡하며 모호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 책이라도 없다면 거기는 얼마나 지루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