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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8125513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3-05-03
책 소개
목차
도선미_9쪽
이가경_48쪽
도선미와 이가경_90쪽
다시, 도선미_139쪽
도선미와 이가경, 그리고 101쌍의 부부_175쪽
다시, 도선미와 이가경_209쪽
도선미, 이가경, 그리고 당신_235쪽
작가의 말_250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게 첫 연애, 내가 첫 애인.”
“맞아요.”
“그럼 처음을 다 나랑 하는 거네요?”
“그렇죠.”
보폭을 맞춰 걷던 은경이 우뚝 멈춰 섰다. 자연스레 선미도 따라 걸음을 멈췄다. 선미가 은경을 올려다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 은경의 얼굴은 벌써 다가와 있었다.
“이게 첫 키스.”
은경이 그 말을 하고 나서 두 입술이 닿았는지, 아니면 닿았던 입술이 떨어지고 나서 선미가 그 말을 들은 건지 확실하지 않았다. 다만 키스와 함께 온몸에 오소소 돋은 소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만 분명했다._「도선미」
선미는 잡화점 처마를 벗어났다. 우산은 그냥 든 채로, 펼쳐 쓰지 않은 채로. 은경의 답장이 도착했는지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하지만 선미가 아무리 빠르게 걸어도 하주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일반행정직 지방공무원 도선미의 근무지인 하주시. 출근길에 재채기 한번 해도 반나절이면 “도 주사, 감기 걸렸다며?”라는 말을 스무 번은 들을 수 있는 곳. 가로수 잎사귀마다 눈이 달리고 골목길 담벼락에도 귀가 달렸다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곳. 앞으로 정년퇴직까지 30년은 더 일해야 하는 곳._「도선미」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그런 순간에 안심이 됐다. 지금 여기에 있구나. 생생하게 살아 있구나.우리가 함께 있구나.
뭐가 그렇게 간절하냐고? 함께인 지금에 붙들어둘 수 있다면. 그래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면,기꺼이 광대가 되어 얼마든지 재주를 부릴 수 있었다. 그 순간이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아서 더 그랬다. 무엇도 영원하지 않으니 함께하는 동안엔 즐거웠으면 한다느니 하는 이타적인 마음이 아니었다. 즐거운 순간을 계속해서 만들어주면 자신에게서 떠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이기적인 기대였다._「이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