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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68613805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4-10-30
책 소개
목차
발간사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해설 | 치욕의 역사를 재현하는 방식-김원규
저자소개
책속에서
“만일 즉위식에 참석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요?”
“거절을 해야지요.”
“물론 거절을 하지만, 거절을 한다고 순순히 물러서겠소? 그 자들이…….”
“안 물러서면 저희가 어떻게 하겠소. 참석 안 하겠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나가겠소?”
“글쎄올시다.”
“강제로 참석을 시켜서 그게 무슨 축하라고 하겠소.”
“좌우간 재수가 없어요. 하필 우리가 왔을 때 즉위식을 할 게 뭐냔 말이요. 우리가 오기 전에 하든지, 아니면 다녀간 다음에 하든지 말든지 할 일이지…….”
어느 궁궐에서는 전각이 무너지는 바람에 사람이 수없이 죽었다느니, 땅이 갈라지는 통에 어느 성곽이 크게 허물어졌다느니, 길에서 만삭이 된 아낙네가 놀라 쓰러져 죽었다느니, 심지어는 빨간 도포를 입은 사람이 여러 사람 장안에 나타나자, 지진이 일어났다느니 하는 그런 소문도 있었다. 그 빨간 도포를 입은 사람들은 자신의 졸개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허무맹랑한 소문과 함께 난리가 일어났다는 소문도 돌았다. 청나라 군사가 압록강을 건너서 쳐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당황하는 두 사신을 위압하듯 마부태는 훌렁 벗어진 번들번들한 이마를 뒤로 젖히면서 거드름을 피웠다.
“형제지국의 정리를 잊을 수 없다니…… 그런 소리는 이제 듣기 싫소. 이제 형제지국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오? 우리 청 태종께서는 황제의 지위에 오르셨소. 황제와 일개 소국의 왕이 어떻게 형제가 될 수 있단 말이오, 안 그렇소?”
“…….”
“군신지의로써 우리 황제폐하를 섬겨야 하오. 그렇지 않고는 일이 끝나지 않소. 알겠소?”
“…….”
“왜 대답이 없소? 그러니까 돌아가서 왕자와 대신을 보내어 화약을 고쳐 맺도록 하오. 굳이 동궁을 보내야 된다고 고집하지는 않겠소. 이쪽에서 양보까지 해서 권할 때에 응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오. 자꾸 버티다가 나중에 큰 코를 다친 다음 후회를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