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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040281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09-20
책 소개
목차
서문_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6
1부 - 사랑, 나 자신을 담백하게 꺼내놓는 일
괴테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한 사랑 17
시인과 소설가의 사과나무 29
간디의 꿈으로부터 소피아 대학까지 37
철학자와 예술가 48
인생의 시작 62
사랑의 뿌리 77
사랑나무의 행복열매 85
2부 - 인간으로서 더 좋은 장르를 개척하는 길
푸시킨과 연애지상주의 99
그렇게 쉬운 일이 되어버린 사랑 113
떠나간 후의 사랑 124
이별에 대처하는 마음 131
공동체의 사랑 138
3부 - 찬란한 새벽을 향하여
괴테가 사랑의 시로 영원을 산 이유 149
니체와 같은 실존주의적 사랑 158
사랑을 권하는 이유 164
괴테의 <파우스트>, 여인에 대한 사랑 182
나이 들면서의 사랑 192
4부 - 철학자의 사랑 이야기
사랑을 이해하는 삶의 설계 205
영원한 사랑, 소크라테스의 죽음 216
니체의 힘, 사랑의 질서 231
사랑에 대한 교육 243
사랑의 다른 이름 254
사랑의 본질 26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괴테가 자기 인생을 쭉 살아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인격이 최고의 행복이다. 사람은 자기 인격만큼 사랑을 누린다. 인격 이상을 누릴 수는 없다. 누구나 자신의 인격만큼 누린다.” 그런데 인격은 혼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를 통해서 생기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사랑을 통해서 인격이 완성된다.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가지는 사람의 사랑의 인격을 높일 수 있다. 그런 인격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보통의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렴풋이 살아보았지만, 결국은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높은 위치의 인간 사랑을 완성시킨다. 그러니까 나에게 행복에 대해 물어보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내 인격만큼 사랑의 행복이 있다.”
안병욱 교수가 세상 떠나기 얼마 전에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김태길 선생이 먼저 가셨고 우리 둘이 남았는데, 요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아무리 봐도 김형석 선생 혼자 남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김태길 선생이 우리한테 한 얘기가 뭔지 알아요? 제일 힘들고 어려운 때가 언제였냐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남는 때, 그때가 제일 힘들더라. 그러니까 우리 이렇게 살다가 순서대로 갈 텐데, 마지막 남는 사람을 위해서 서로 만나고 우정을 가지는 건 다 그만두자. 자기 일 다 마치는 대로 따로따로 떠나가자. 그런 얘기였어요.” 그 두 벗들과 나는 그 정도 수준의 사랑을 나눴다. 그렇게 최고 수준의 우정을 가지고 사는 걸 경험하고 나니 인간에게 우정이라는 게 그토록 귀하고 행복한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아들딸들이 나보다 더 잘되길 원한다. 제자들이 나보다 더 잘되길 원한다. 그건 비교의 개념으로 보자면 일종의 사랑이 있는 경쟁인 것이다. 이 정도 사랑의 배후에는 이기심이 완전히 배제된 선의만 남는다.
사람마다 자기 인생을 출발은 시키면서도, 언제 인생이 시작됐는지를 물어보면 잘 대답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내 인생을 남이 사는 것같이 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내가 찾았는가? 이렇게 물어보면 대체로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야 겨우 대답할 내용을 구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옛날 내가 태어날 때부터 나는 불행이라는 인생의 밑바탕에서부터 출발한 것 같다. 나의 친구들과 내 삶을 쭉 비교해보면 나는 인생 100리 길 가운데 거의 0이나 10쯤에서부터 시작했던 것 같고, 나와 비교해 보면 내 친구들은 20쯤에서 시작한 것 같기도 했다. 누구는 이르게, 누구는 늦게 시작한 것 같았다. 왜 그럴까? 왜 일찍 인생의 길이 시작됐는지 질문해보면, 사랑이 필요했던 연령이 더 빨랐기 때문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