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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1711734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4-04-0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사랑하는 도시의 햇살을 간직한 사람들에게
봄
안정|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일|나를 지킬 사람이 오로지 나뿐이라면|제 버킷리스트는요|봄날의 러너|봄
에만 생기는 취미|산책길에 든 생각|산중 정원|오다이지니|사랑하는 나의 푸른 마을|불안하도록 벅찬|
돈카츠 예찬론|택시는 노을을 싣고|종일 혼자 남겨지는 꽃은 없다|청춘을 여기에 숨겨두었다|봄날의 촬영자들|혼만지|꽃구경이 제철|시골 여행, 시가라키|한 달 유효, 교토 사람
✲봄날의 여행지
여름
여름 풍경 소리|취향의 위로|여기 사는 고사리들은 모두 행복하겠다|모모하루|버스 여행|모두의 기억 이 오래 간직 되기를|소원 빌기가 취미라서요|새의 나무|참새 같은 아이들|생의 마지막 길|나의 친애 하는 교토 친구|멀고 낯선 바다|일일 일본어 선생님|여름날 소나기
✲여름날의 여행지
가을
10월 이야기|여름은 지난 지 오래지만|작은 빛 하나|달걀 러버의 고민|아주 평범한 오후|계절이 잠시 쉬어가는 곳|과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지만|첫 혼자 여행|사요나라|여전해서 기뻐|새로운 것들로 채 워진다|마음의 환기|료안지
✲가을날의 여행지
겨울
J와 P 사이의 여행|모든 것은 타이밍이다|오래된 연서|바다는 아니지만|대소동의 날|겨울의 여행이라면
|해피 크리스마스|울트라 역장|정직한 카레|새 일기장을 사야겠어|마이 북|모두의 안녕과 행복|별 숲|우리가 보낸 계절
✲겨울날의 여행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허전해진 시간은 교토에 찾아가는 것으로 채웠다. 그때만이 내 유일한 쉼이었다. 강변에 앉아 한없이 마음을 쏟아냈다. 슬픔이 강물을 타고 내게서 멀어지는 걸 보고 있으면 한결 가벼워졌다. 나에게 유일한 구원은 교토로 떠나는 일뿐이었다. 짐을 싸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내 안에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현실에서 불온한 기분을 버티는 나와 교토에 와서야 크게 숨을 쉬는 나. 그즈음의 여행은 서글펐고 느렸고 아팠다. 흘려 보내고 털어내고 이윽고 일어서는 모든 과정을 교토에서보냈다. 두 다리가 힘을 되찾고 단단히 버티게 되었을 때 이후 남은 생의 모든 선택을 내가 행복해지는 일에만 쏟기로 했다. 하나의 나를 택하는 것.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나를 지킬 사람이 오로지 나뿐이라면> 중
두 번째 코스는 집 바로 옆에 있는 호리카와강 산책로다. 아침 일찍 일어난 날이면 사람이 붐비는 거리보다는 한가한 강변이 더 달리기 좋았다. 차가 다니지 않고 간혹 강아지랑 산책 나온 사람이 전부인 길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활짝 핀 겹벚꽃으로 가득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꽃이 비처럼 쏟아졌다. 작은 다리 위를 지나가는 자전거가 딸랑 소리를 내고 나들이 나온 근처 유치원 아이들이 소란한 소리를 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아침 러닝은 이 풍경을 내버려둘 수 없어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
-<봄날의 러너> 중
누군가 혼만지의 수양벚꽃을 보고 아직 100살도 되지 않은 젊은 나무라고 표현해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보았던 거대한 은행나무도 아직 몇백 살 먹지 않아 보호수 측에도 끼지 못한다는 기사도 있었다. 늘 사소한 변수에 휘청휘청 휘둘리는 나도 아직 열 살밖에 되지 않은 젊은 교토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이 응석도 조금은 편안해진다.
-<혼만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