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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71713981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04-0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다시 찾은 평면 세계
2장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3장 고지대 사막의 교회
4장 메타포의 붕괴
5장 가짜 신들
6장 최적화의 배반
7장 골드러시가 끝나고
8장 바빌로니아
감사의 말
주
리뷰
책속에서
나이가 지금의 절반이었을 때쯤, 동생이 바짝 약이 올라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최적화에 그만 좀 집착해."
그때 우리는 잘 모르는 소도시를 걷고 있었다. 몇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고 몇 군데 둘러볼 곳이 있었다. 우리가 들를 곳은 식료품점과 장비 가게, 점심을 먹을 식당이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이었고, 우리는 지도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되도록 시간을 적게 들여 목적지를 다 방문할 가능성이 극대화되는 경로를 수다스럽게 계획했다. 그러자 동생은 그냥 입 다물고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라고 했다.
동생이 옳았다. 화창한 그날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좋은 날씨와 산책과 대화를 즐기는 것 말고는 딱히 없었다. 최적화를 좇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이야기나 메타포처럼 모델도 현실을 형상으로 빚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게 빚어진 현실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형성하고, 그대로 굳어 선택된 틀을 강화한다.
우리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측정할 수 없고 최적화할 수 없는 것들을 배제한 뒤 최적화라는 메타포가 다른 세계관들을 잡아먹도록 두었다. 최적화로 최적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스스로를 기만했다. 그 결과, 역설적으로 우리의 변화 능력이 정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