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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91171831258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5-08-0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우리의 글쓰기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제1강 우리는 왜 글을 잘 쓰고 싶은가│고수의 전략1: 글감 찾기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
사소한 이야기가 지닌 힘
경험과 주장이 만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솔직함과 배려 사이의 균형을 찾자
제2강 나의 삶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고수의 전략2: 서사력 키우기
어떻게 ‘나’를 드러낼 것인가?
자세하게 관찰해야 하는 이유
기억은 어떻게 끌어내는가?
멀리서 봐야 한눈에 보인다
‘나’를 뭐라고 쓸 것인가?
“살았던 모습을 전달하고 싶다”
왜곡하지 않도록 선별하라
체험에 새로운 옷을 입혀라
예기치 못한 순간에 만난 감동을 기억하라
‘화제’에서 멈추지 말고 ‘문제’로 들어가라
근사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가?
제3강 마음을 울리는 글은 무엇이 다른가│고수의 전략3: 표현력 완성하기
“글을 쓰니 내가 이긴 것 같아요”
좋은 글은 유리창과 같다
보여 주지 말고 겪게 하라
그냥 ‘시간’이라고 쓰지 마라
설명이라는 틀에 주장을 녹여라
문단은 글쓰기의 지도이다
일단 다섯 문단만 써 보라
사람을 끌어들이는 고수의 진짜 전략
요약은 나의 힘
바른 문장의 8가지 조건
틀려서 고친다고 생각하지 마라
제4강 노련한 단어 사용이 글의 품격을 바꾼다│고수의 전략4: 어휘력 늘리기
특별하게 쓰고 싶다면 더 구체적으로
“당신의 주머니에 음악 1,000곡이 들어 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 줘라
나만 아는 단어만 빼도 좋아진다
아주, 매우, 몹시, 대단히, 굉장히, 엄청나게
낡은 시대의 차별어 대신 요즘 시대의 배려를
제5강 글쓰기는 삶을 대하는 태도다│고수의 전략5: 철학 녹이기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
처음부터 완벽하길 기대하지 마라
나를 주저앉히는 7가지 이유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내 삶은 충분히 기록으로 남길 만하다
나가며 오늘 못 쓰더라도, 내일 다시 펜을 들자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글은 넓게 펼치는 것이 아니라 좁게 들어가는 일이다. 주제는 한껏 좁히고 그 안에서 단 하나의 장면을 찾아야 한다. 강아지와 나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건 하나, 바로 거기서 글이 시작된다. 반려견의 노화, 그 가운데서도 밥 먹는 이야기로 골라보자.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아이의 입맛이 변하고, 식욕도 예전 같지 않은지 요즘은 밥도 잘 안 먹는다. 속도도 예전 같지 않다. 사료를 물에 불려서 한참을 기다린다. 딱딱한 사료가 부드러워지길 기다리며 나는 컵을 들고 서 있다. 작은 사발에 따뜻한 물을 붓고 젓는 소리, 가만히 들으면 그 소리가 참 조용하다. 서둘러 끓일 것도 아니고, 대충 부어 먹일 것도 아니다. 이젠 그렇게 할 수 없다. 조용한 물소리를 들으며 나는 가끔 나 자신을 본다. 이 아이가 처음 왔을 땐 사료를 철퍼덕 쏟아도 좋았다. 뛰어와 먹고, 엎고, 흘리고, 그래도 다 먹었다. 지금은 다르다. 한 숟갈 한 숟갈, 내가 지켜보아야 안심하고 넘긴다. 아침마다 따뜻한 물을 사료에 붓고 기다린다. 누구를 위해서라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곁에 머물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우리 집 강아지의 모든 면을 적으려 하지 마라. 지금 밥을 불리는 일, 그 조용한 준비의 시간, 그게 이 아이와 나 사이의 오늘이다. 화려한 말은 중요하지 않다. 딱 하나, 작고 조용한 장면을 붙잡는 일이 핵심이다. 그리고 그 장면을 품은 매개물 하나만 제대로 찾아도 글은 살아난다. 누군가에겐 냄비에 남은 밥풀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밥그릇을 핥는 소리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을 붙잡고 이야기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으로 무엇을 건네려 하는가이다. 거기서부터 진짜 글쓰기가 시작된다.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에서
대학생 대상 글쓰기 강의에서는 주제를 명확히 설정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지금부터 쓰고자 하는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세요.”라고 요청하고, 그 문장을 완성할 때까지 진행한다. 만약 이 과정을 생략하고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하면 종종 방향을 잃고 엉뚱한 결론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처음부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글을 쓰는 도중에도 ‘이건 조금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네’라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글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내가 무엇을 쓰고자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글의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
<‘화제’에서 멈추지 말고 ‘문제’로 들어가라>에서
1960년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한 학생이 학부모와 동문들 앞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거리는 혼란의 도가니입니다. 대학들은 폭동과 난동을 피우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무력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도처에 지금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이 들끓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에는 법과 질서가 필요합니다. 법과 질서가 없다면 우리나라는 살 수가 없습니다.” 청중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연설을 마친 학생은 박수 소리가 잦아든 뒤,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이렇게 말했다. “방금 제가 한 연설은 1932년 아돌프 히틀러가 한 연설입니다.” (중략)
결국 중요한 것은 형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독자와의 소통을 어떻게 강화하느냐에 있다. 두괄식은 신속한 판단을 돕고, 미괄식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스토리텔링이 중심이 되는 글에서는 독자의 감정과 사고를 천천히 이끌어 가는 미괄식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히틀러 연설을 차용한 사례처럼, 정보의 배열만으로도 전혀 다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글쓰기란 단지 내용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기도 하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고수의 진짜 전략>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