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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9533202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5-11-20
책 소개
목차
Prologue
Part 1 두 개의 언어
Part 2 같음과 다름 사이의 시소 타기
Part 3 각성
Part 4 나를 갈라 나를 꺼내기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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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무엇이 진실인가? 이것은 내 질문이 아니다. 이 질문은 끝없이 탁상곤론하게 만든다. 어째서 어떤 진실은 그토록 진실된 느낌을 주는가? 이것이 내 질문이다. 어떤 진실은 어째서 그토록, 강렬하게, ‘진리’라는 느낌을 주는가. 인지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보이고 들리게까지 만드는가. 어떻게 개인의 경험을 넘어 집단의 경험으로도 나타나는가. 그 인식은 어떻게 눈앞의 인간을 적으로 만들거나 가해자로 만들거나 악마로 보게 만드는가? 어떻게 ‘정의’ 혹은 ‘평화’를 위해 그를 죽여도 된다고까지 밀고 나가게 만드는가?
배움은 예상한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모든 단계가 새로운 도전이다. 공포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두려워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뿐. 그런데 두려움은 사물을 본래와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한다. 히스테리아 증상을 보이는 여성 앞에서 공포를 느꼈던 남성이 그들을 ‘처치’하는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배움의 과정에서 공포를 느낀다는 건, 바꿔 말하면 무언가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공포를 느낀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 나는 상상해 본다. 「랑종」의 ‘밍’이 자기 얘기를 다룬 영화를 직접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 「엑소시스트」의 소녀가 직접 카메라를 들 수 있었더라면 영화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여성이 얼마나 주변화되어 왔는지를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남성 중심성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또한 그 속에서 불화하며 미끄러지는 남성이 얼마나 많은지를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남자들이 통제력과 권력을 잃을 때 오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당사자의 증언이 필요하다. 남성 호모소셜 사회가 당신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이야기해 달라. 형님의 세계가 당신을 당신답게 살게 하였는가? 그러지 못하게 하였는가? 그걸 말하는 건 수치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