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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72134303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6-06-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원하는 우주가 내 이름으로 올 때까지
1부 무명의 존재들
날 ‘부르스’라 불러줘, 그러면 내가 돌아볼게
당신은 내게 이름조차 주지 않았어
소유격 전치사로 이름 붙여진 여자들
‘그것’이 자라 이름표를 뺏어 달고
2부 호명하는 사랑
그 이름을 지어주고 스너프킨이 말했어
일일이 호명하던 날의 풍경
너를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우리가 함께 울었던 모든 밤을 기억해줘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해주려고
3부 죽음 너머의 이름
몇 번의 죽음과 생을 건너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그 이름을 끝내 부르지 못하고
마법 같은 생각을 한 한 해
4부 나의 이름, 나의 근원
마야 리 랑그바드 씨, 한국 이름 이춘복을 버려요
그에게 다른 이름을 준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초의 서래와 동점
아리아가 이름 없는 자가 될 때가지
5부 그 이름으로 산다는 것
우리는 이름을 몇 개라도 새로 지을 수 있어
내 고통에 이름 붙일 수 있다면
너에게 만은 내 진짜 이름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정체를 확인하는 동작이 계속된다. 큰딸의 몸짓은 활기차고 힘이 있다. 돌아보는 얼굴에 정체성을 가진 자의 열기가 솟아오른다. 생전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스스로 지은 순간이다. 그 이름으로 불린 첫 순간이다. 큰딸은 지치지 않는다. 저 소리는 나를 부르는 것이다. 나를 부르면 얼른 돌아서서 마주 보면 된다. 큰딸은 자꾸 동생을 마주 본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이름을 부르고 대답하는 걸 하염없이 반복하는 두 사람, 이름 없‘던’ 자매의 얼굴을 나는 거의 울면서 보았다.
내 취향에 따라, 장소나 언어의 운율에 따라, 의미가 있든 없든 자유롭게 이름을 붙였다. 각종 커뮤니티에 가입할 때도 그때그때 마음에 잡힌 단어나 좋아하는 사물을 가져와 이름을 지어서 붙였다 떼곤 했다. 그건 오로지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 나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경쾌했다. 스스로 이름을 지어 정체성을 바꿔보며 잠시 잠깐 살아보는 것이 설레고 좋았다.
나는 하루에 한 편씩 시를 먹었다. 그날 아침의 시를 다 읽고 뒤를 돌아보면 영실이가, 진정 부서질 것 같은 도자기 같은 여자애가 정말 부서지는 파도의 입술처럼 짧게, 반짝 미소를 지었다. 혁란아, 네가 책상에 앉아 내가 써놓은 종이를 들고 시를 읽는 뒷모습을 보고 싶었어. (…) 영실이는 그렇게 말했다. 사람의 목소리가 그렇게 작을 수가 없는데, 그게 그렇게 잘 들리는 것도 이상했었다. 영실이와 내가 주고받은 마음도 어쩌면 사랑 같은 거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