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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91172612085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5-10-21
책 소개
동아시아의 종교·철학이 빚은 사고방식 전환의 기술
역사 속에서 탄생한 궁극의 수행법, 선禪의 기원과 완성
불교계 전방위 지식인 자현 스님이 최근 발표한 여덟 번째 학위논문(박사)을 바탕으로 신간 『한방에 깨닫는 법, 마음 혁명』을 출간했다. 이 책은 동아시아 정신문화와 수행(수련)의 뿌리, 그리고 그것이 지닌 현대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조망한 책이다.
물질문명이 가져온 풍요와 함께 나타난 공허,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 정신적 가치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지금, 이 책은 단순한 명상법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핵심 사유와 수행(수련) 전통을 통해 현대 사회가 직면한 정신적 위기에 응답하고자 한다.
마음 혁명의 길, 그 앞에 서다
이 책은 결코 가볍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물질문명의 한계와 정신적 갈증을 동시에 체감하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단순한 사상사(思想史)의 흐름이 아니라 마음 혁명의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현실을 도피하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이미 완전한 나’를 환기하고, 스스로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동아시아 정신문화가 오늘의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삶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가?”
이 물음은 곧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마음의 전환을 가능케 하는 혁명의 초대장이다.
삶 전체를 바꾸는 ‘관점 전환의 힘’
인류는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해 왔지만, 현대 사회의 물질적 성취만으론 충족되지 않는 결핍을 안고 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구 사회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요가나 마음챙김 명상 등이 유행처럼 번졌으나, 이러한 흐름은 ‘스트레스 해소’나 ‘자기계발’ 등의 목적에 치우쳐 상업화되거나 사사화(私事化)되는 등 종종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한계는 명상의 본질적 지향을 희석시키고, 인간 존재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놓치게 만든다.
동아시아 전통은 고대 중국의 사상적 토대를 바탕으로, 인도의 불교를 수용하면서도 독자적 전환을 이루었다. 그리하여 지금 여기에서의 자각과 혁신을 강조했다.
저자는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특징을 여섯 가지로 요약한다.
1. 현실 긍정 - 불완전한 현실을 도피하거나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다.
2. 욕망 승화 -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그것을 성찰과 성숙으로 이끄는 동력으로 삼는다.
3. 인식 환기 - 점진적 수행보다는 눈을 뜨는 순간(돈오)을 통해 전환적 깨달음을 중시한다.
4. 걸림 없는 자유 - 출가나 극단적 수행이 아니어도, 일상 속에서 자유롭게 깨달음을 실현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5. 타자와의 충돌 없음(조화) - ‘무엇이 옳다’라는 강요 대신, 현재의 행복 문제에만 집중하며 타자와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지 않는다.
6. 미학적 삶 - 내세가 아닌 현세, 초월이 아닌 지금 이 자리에서 인간의 삶을 미적으로 긍정하는 태도를 중시한다.
특히 ‘현실 긍정’, ‘욕망 승화’, ‘인식 환기’, ‘걸림 없는 자유’는 이 책이 강조하는 핵심 지점이다. 이는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원론적인 해결을 외면한 채, 일시적 안정이나 단순한 심리적 위안을 추구하는 오늘날 우리의 한계를 넘어선 ‘관점 전환의 힘’이다. 저자는 이 힘이 우리 삶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지금까지 동아시아 정신문화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불교·유교·도교가 서로 얽히고 뒤섞이며 전개된 탓에 그 구조가 복잡했기에, 동아시아 전통은 늘 어수선한 상태에 머물렀다. 그만큼 학문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제대로 조명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바로 그 미진했던 작업을 본격화하고,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고유한 흐름을 하나의 맥락으로 종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동아시아, 또 하나의 정신적 산맥
- 선(禪),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정점
이 책은 고대 중국으로 대표되는 동아시아의 일원론적 세계관(사고방식)에 대한 논의로 시작된다. 일원론적 세계관은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이분법을 세우지 않는다. 그리하여 현실을 도피의 대상이 아닌 긍정의 장으로 보는데, 현실을 부정하고 이상을 추구하는 이원론적 세계관과는 대조적이다.
동아시아의 일원론은 현실을 긍정의 장으로 바라보고, 욕망과 감정까지도 억압하지 않으며, 이를 오히려 성숙과 환기로 이끄는 동력으로 삼는다. 따라서 일상 자체가 수행의 장이 된다. 특히 남종선(南宗禪)은 “작용이 곧 성(作用是性)”이라는 대담한 명제를 통해 변화와 행위 자체를 완성으로 긍정함으로써 현실 긍정의 철학을 한층 더 분명히 했다.
저자는 동아시아의 일원론적 관점을 토대로 공자·노자로 대표되는 유가와 도가의 사유, 불교가 전래되며 형성된 위·진남북조 시대의 사상적 혼융을 거쳐, 당나라 혜능의 돈오(頓悟), 송나라 대혜 종고의 일상적 수행론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인물과 시대의 목소리를 따라간다. 이렇게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계보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냄으로써 독자는 동아시아 정신문화가 어떻게 형성·발전했고, 지금 이 시점에서 그것이 왜 중요한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탐구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수행 전통에 이르게 되는데, 바로 선불교 수행 전통이 그것이다. 선 수행의 핵심은, 수행이란 결핍을 메우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완전한 본성을 다시 환기하는 순간적 혁명이란 점이다. 곧 선불교는 수행을 삶과 분리시키지 않고, 일상의 갈등과 욕망 속에서 관점을 전환해 곧바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삶의 무게와 불안을 안고 사는 현대인에게, 선불교가 제시하는 이러한 전통은 삶과 맞닿아 있는 혁명적 수행으로 다가온다. 동아시아의 정신문화는 이처럼 “현실 긍정·욕망 승화·관점 환기·자유의 자각”을 통해 현대인의 정신적 요구에 가장 직접적으로 응답할 수 있다.
목차
들어가며 | 동아시아의 정신 혁명을 말하다
Ⅰ. 무엇이 문제인가
1. 연구 목적
2. 동아시아 명상의 특징과 선행 연구
Ⅱ. 동아시아 명상의 외적 바탕인 일원론
1. 정교일치 구조와 군주 중심의 일원론
1) 제·천과 군주의 관계 및 위상 변화
2) 내성외왕과 성인군주론
2. 심신일원론과 천인상응설
1) 심신일원론과 생사의 존재 방식
2) 천인상응설과 인간의 위상
Ⅲ. 동아시아 명상의 내적 중심인 심성론
1. 중국철학의 심성론 대두와 심성의 회복
1) 심성의 배경과 하늘과의 관계
2) 맹자 성선설의 당위성과 수양론
2. 중국불교의 심성론 수용과 수행의 목적
1) 불교의 중국 전래와 불성사상의 확립
2) 중국철학의 수행관과 목적
(1) 중국불교 수행론의 특징과 목적
(2) 신유학 수양론의 특징과 목적
Ⅳ. 동아시아 명상의 특징 검토
1. 현실 긍정과 변화의 수용
1) 신통과 죽음의 극복
2) 변화의 수용과 유심주의
2. 수행무용론과 선선후교의 수행법
1) 본래 완성과 수행무용론
2) 출출세간과 전체 완성 구조
3. 유심주의와 인간의 실존
1) 유심주의와 미학적 판단
2) 변화의 철학과 실존의 해법
Ⅴ.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부록. 끝나지 않은 문제와 낭만적 삶
주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도문화권과 동아시아는 인류의 정신문화를 이끈 양대 산맥이다. 그러나 인도의 불교나 요가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과 달리, 동아시아 전통은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불교의 전래와 유교 및 도교 등이 혼재된, 정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정신문화는 인도의 불교를 흡수하며 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정신문화를 완성한다. 이 책은 이러한 동아시아의 특징적인 정신문화에 대한 역사적이고 실질적인 담론이다.
현실이 긍정되면 ‘인간의 감정 역시 긍정’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현실의 변화 역시 긍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현실에 대한 전체 긍정의 대긍정 상황’이 전개된다. 어떤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 대긍정의 현재적인 유장한 흐름, 이것이 바로 동아시아 명상의 핵심적 특징이라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