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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2888794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24-11-15
목차
프롤로그
1~49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배는 호수의 남쪽 해안가를 따라 달리고 있다. 가쓰세다리를 지나는데, 호텔 건물 세 채가 나란히 서 있었다. 마을을 이루고 있는 북쪽에 비해, 호수 남쪽은 호숫가까지 나무가 빽빽하게 산으로 우거져 있어서 사람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그 안에 세워진 창고 같은 건물은 호수 바닥에 쌓인 진흙을 빨아들이기 위한 펌프장이라는 설명이 선내 방송으로 흘러나왔다. 그곳을 지나자 오른쪽으로 넓은 강 후미가 펼쳐졌다. 그때였다.
간절한 얼굴로 두 손을 내미는 케이스케를 가즈오가 다급하게 안아 올렸다.
“왜 그래, 케이스케?”
“우음.”
어딘가 분명하지 않은 소리가 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케이스케는 굳은 얼굴로 눈을 크게 뜨고 호수 면 곳곳을 살피고 있었다. 강 후미의 안쪽 깊은 곳에서 시선을 멈춘
노란 광선이 가까워지면서 가즈오의 몸이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날갯짓 비슷한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려왔다. 이윽고 어렴풋하게 자신이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낮이었다. 기분 탓인지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딘지 모르게 좌우 시야가 열리면서 풍경 같은 것이 흐르고 있었다. 빌딩 사이를 통과하고 있는 듯했다. 버스……. 그래, 버스다. 자신은 지금 버스 안에 있다. 눈앞으로 자신보다 한층 아래에 앉아 앞을 보고 있는 사람의 머리가 보였다. 맨 뒷줄이다.
경적이 울리는가 싶더니,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일제히 귀로 날아들었다. 덜컹덜컹 버스 기어가 뒤엉키는 소리, 엔진 소리, 끊임없이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갑자기 몸이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손으로 짚어 몸을 지탱했다.
교차로에서 우회전한 것 같았다. 시야가 또렷해졌다.
왜 이런 곳에 있는 걸까?
자신은 지금 전혀 다른 세계에 있었다. 병원 검사실에서 의식을 잃고 꿈의 세계로 들어와 있는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