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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73076176
· 쪽수 : 209쪽
· 출판일 : 2025-03-28
책 소개
목차
미인도
원문 / 슯흔 소셜 미인도(美人圖)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비록 단장은 아니하고 병중에 있으나 화용월태(花容月態)가 생생하고 아리따워 못에 가득 찬 가을의 맑은 물에 한 송이 연꽃이 반개해 맑은 향내를 토하며 흙비를 머금은 듯하고, 보름달이 밝고 바람이 없는 밤에 둥글고 밝은 달이 뜬구름에 가리어 맑은 광채를 감추는 듯하며, 복숭아꽃과 같은 두 뺨은 춘색이 무르녹고 미인의 눈썹은 열렬한 기운을 띠었으니 짐짓 천향국색이라.
양 산수는 미인도를 그려 벽 위에 걸고 보니 비록 자기 손으로 그려 놓았으나 붉은 치마, 푸른 저고리에 백옥패를 차고 계수나무를 의지해 한 손에는 반도(蟠桃)를 가리키고 천연히 서 있는 거동은 푸른 물속 연꽃이 맑은 향내를 토하는 듯, 가을 하늘 밝은 달이 구름을 헤치는 듯, 붉은 입술을 열고 향기로운 말을 이를 듯, 발걸음을 옮겨 향기로운 바람을 헤칠 듯, 춘영 소저와 한곳에 걸어 둘진대 어떤 미인이 사람이며 어떤 미인이 화상인지 분별치 못할 만치 되었으니 만일 그 미인도를 춘영 소저가 볼진대 자기 본색을 양 법사가 아는가 두려운 생각도 없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그 미인도를 김 진사 내외가 볼진대 자기 딸이 환생한 듯 반겨 할 것이요, 만일 그 미인도를 박 병사가 볼진대 김 진사 딸이 지금도 살아 있는가 의심도 할 것이요, 만일 그 미인도를 황 소사가 볼진대 자기 사위가 둘인 줄로 의심도 하게 할 것이며, 만일 그 미인도를 윤 공자가 볼진대 중당에서 약속하던 자기의 백년가우(百年佳偶)를 다시 만난 듯 즐겨 할 것이요, 만일 그 미인도를 장 낭자가 볼진대 내년으로 후약을 두고 문장을 화답하던 자기 남편 될 공자를 다시 본 듯 부끄러워함을 마지아니하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