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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3322709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5-07-30
책 소개
오, 환상적이고 기쁜 날이로다! 만세! 만세!”
눈송이가 창문을 두드리는 겨울날, 거울을 넘어 체스 게임 세계로 떠난 소녀 앨리스의 모험 이야기
* 초현실주의와 수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루이스 캐럴의 실험적인 작품
* 19세기와 21세기의 감각이 어우러진 단 하나의 컬래버레이션
* ‘케이트 그리너웨이 3회 수상’ 크리스 리델 참여 – 초판 삽화가 ‘존 테니얼’ 탄생 200주기 특별판
거울 너머의 그곳은 모든 것이 정반대,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질문과 대답이 뒤집히는 세계로의 초대
시대와 장르를 넘어 무수한 영향력을 끼쳐 온 고전 중의 고전이자 명실상부한 환상 문학의 효시, 루이스 캐럴의 역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특별 일러스트 판이 동시 출간되었다. 초판 삽화가 존 테니얼의 탄생 200주기를 기념하며 기획한 이번 특별판에는 현시대 가장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자 ‘케이트 그리너웨이 메달 3회 수상’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의 소유자 ‘크리스 리델’이 참여했다.
“키티, 우리 상상해 보자. 저 거울을 넘어갈 수 있다고 말이야.” (본문 32쪽)
11월의 어느 고요한 오후, 꾸벅꾸벅 졸다가 깬 앨리스는 눈 내리는 창밖을 보다가 여느 때처럼 혼자만의 상상 놀이를 즐기기 시작한다. 자신과 고양이들이 체스판의 말이라면, 거울 너머에 이곳을 반대로 비추는 집이 있다면 그리고 거울 속 그 집으로 갈 수 있다면……. 그렇게 상상하는 동안 눈앞의 거울이 은빛 안개처럼 스르르 녹아내리더니 거울 세계로의 통로가 열리고, 앨리스는 새로운 곳에서의 모험을 기대하며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경계를 넘는다.
“이건 온 나라에 걸쳐 펼쳐지는 거대한 체스 게임이야. 아, 정말 재밌겠다! 나도 게임에 끼고 싶어! 그럴 수만 있다면 병사가 되어도 좋아. 물론 여왕이 되는 게 가장 좋지만.” (본문 71쪽)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못지않게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다만 이번에는 체스 게임이 배경이라서 캐릭터들이 대부분 ‘짝’을 이루고 있다. 체스 세계를 지배하는 ‘붉은 여왕과 하얀 여왕’, 이야기와 놀이를 좋아하는 쌍둥이 형제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왕관을 차지하려고 마을을 누비며 싸우는 ‘사자와 유니콘’, 하얀 왕의 엉뚱한 심부름꾼 ‘3월 토끼와 모자 장수’까지 기발한 조합의 짝꿍들이 앨리스의 모험을 함께한다. 이외에도 알처럼 생긴 험프티 덤프티, 앨리스처럼 상상을 즐기는 하얀 기사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이들도 제멋대로에 말이 안 통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때로는 길을 안내하는 아군으로, 때로는 발목을 붙잡는 적군으로 나타나 앨리스의 모험을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이끈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롭게 열린 문,
오래된 상상과 새로운 손길이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간 5년 뒤에 발표된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체스판을 기반으로 한 공간 구조와 인물의 이동 방식 등 이야기 전체를 체스 말이 움직이듯 독특하게 설계한 작품이다. 전작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진 못했어도 작가이자 수학자였던 루이스 캐럴의 학문적 소양이 고스란히 담긴 실험적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이 작품이 실험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기존 동화의 틀을 벗어나 난센스 문학의 초석을 다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시 〈재버워키〉는 무의미한 단어의 나열임에도 불구하고 리듬과 감정을 전달하는 시로서 충분히 기능하고 있다.
“내가 어떤 단어를 사용할 때 그 단어는
내가 고른 뜻만을 의미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본문 188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초판 삽화를 담당했던 존 테니얼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도 힘을 보탰다. 작업 중 루이스 캐럴에게 하도 들들 볶인 탓에 ’두 번 다시 그와는 작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지만, 존 테니얼의 그림은 여지없이 강한 인상을 남기며 글과 그림을 더욱 동등한 위치로 끌어올렸다. 존 테니얼은 당시 유행하던 회화 양식과 생물학적 지식, 사회 풍자 요소 등을 혼합해 자신만의 해석이 담긴 스케치를 완성했고, 루이스 캐럴은 눈썹 위치, 코밑 그림자 하나까지 지적하며 세밀하게 의견을 보탰다. 그렇게 치열한 의견 끝에 완성된 삽화는 1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어져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번 특별판을 맡은 크리스 리델 역시 서문에서 밝혔듯, ’존 테니얼‘에게 깊은 영감을 받았다. 그는 존 테니얼의 정교한 검정 펜 선을 따라가면서 굵고 유려한 선, 만화적 유머, 과감한 색채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앨리스의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와 등장인물 소개를 더해 이야기의 여백까지 촘촘하게 채워 넣었다. 과거와 현재가 마주한 이번 특별판은 160년 전의 두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얼마나 치열하고 위대한 공동 작업인지를 다시금 일깨운다.
목차
그림 작가 서문 · 8
거울 나라 지도 · 12
등장인물 · 14
글 작가 서문 · 16
1장. 거울 속 집 · 21 / 2장. 말하는 꽃들의 정원 · 55 / 3장. 거울 나라 곤충들 · 85 / 4장.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 115 / 5장. 양털과 물 · 149 / 6장. 험프티 덤프티 · 175 / 7장. 사자와 유니콘 · 209 / 8장. 내가 발명한 거야 · 237 / 9장. 앨리스 여왕 · 273 / 10장. 흔들기 · 311 / 11장. 깨어나기 · 317 / 12장. 누가 꿈을 꾸었을까? · 321
책속에서
“키티, 우리가 어떻게든 저기 들어갈 방법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유리가 거즈처럼 부드러워져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이야. 어머, 거울이 안개처럼 변하고 있어! 정말이라고! 이제 들어가기 쉬울 거야.”
앨리스는 어느새 벽난로 위에 올라가 있었어요. 어떻게 올라갔는지 자신도 잘 몰랐지만요. 정말 거울은 밝은 은빛 안개처럼 스르르 녹는 것 같았어요.
앨리스는 곧 거울을 지나 거울 속 방으로 폴짝 뛰어내렸어요.
앨리스는 잠시 동안 말없이 서서 사방을 빙 둘러보았어요. 이곳은 정말 희한한 나라였어요. 여러 개의 작은 개울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끝으로 곧게 가로질러 흘렀어요. 그 개울 사이의 땅은 작은 초록색 울타리들로 네모낳게 나뉘어 있었지요. 또 그 울타리들은 개울에서 개울로 연결되어 있었고요.
“와, 꼭 거대한 체스보드처럼 나뉘어 있잖아!”
앨리스가 마침내 입을 열었어요.
“어딘가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아, 저기 있다!”
그리고 기쁜 목소리로 덧붙였어요. 가슴이 콩콩 뛰기 시작했지요.
“이건 온 나라에 걸쳐 펼쳐지는 거대한 체스 게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