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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3830112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7-22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7
내 안의 문어………………11
계단 아래 우리………………41
증발………………73
내일은 해피 엔딩………………105
옥상 정원………………137
내 친구 긴코………………167
세상의 끝, 거북이, 자그레브 박물관………………195
해설_위반과 탈주하는 인물들(이덕화 문학평론가)……29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혀를 조금 내밀었다. 녹진녹진해진 껌이 혀를 감싸며 삐죽 튀어나왔다. 입술을 동그랗게 하고 천천히 불었다. 작은 공기 방울이 입술에 걸렸다. 그것은 점점 커지고 붉은색은 점점 희미해졌다. 풍선 안으로 한낮의 햇살이 빨려 들어왔다. 만지면 그대로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연약한 무지개 하나가 안에 만들어졌다.
_ <계단 아래 우리>에서
“남편이 사라졌어요.”
경찰에 신고했냐는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집을 나간 것 같다고 했다. 기태의 자발적 실종이라니.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정말 그렇다면 신고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성인 단순 가출의 경우 보통은 72시간 이내에 집으로 돌아오니 일단 기다려 보라는 틀에 박힌 대답뿐일 테니까.
“그이는 증발한 겁니다.”
증발이란 단어에서 이질감이 느껴졌다.
_ <증발>에서
“너, 그거 아니? 은행나무에도 암수가 있다는 것.”
“그래?”
“주변에 열매가 떨어져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암나무야. 군것질거리가 별로 없던 시절, 사람들은 열매를 서로 가져가려고 했지만 이젠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아. 껍질 까기도 불편하고, 중금속에 절어있고, 냄새까지 구리니까. 그래서 앞으로 길거리의 은행나무를 모두 수나무로 교체한대.”
“그렇구나.”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 맨눈으로는 어린 은행 묘목의 암수를 구별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거야. 적어도 10년은 지나 열매가 맺힐 때쯤에나 확실히 알 수 있거든.”
_ <내 친구 긴코>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