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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75780071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6-04-07
책 소개
★ 최고령 문예상,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 이금희 방송인 강력 추천
63세라는 나이에 일본 문예상과 아쿠타가와상을 연이어 휩쓸며 일본 문학계를 뒤흔든 최고령 신인이 있다. 어릴 적부터 소설가가 꿈이었지만, 사회적 역할을 해내느라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사람. 50대가 되어 끝도 없는 절망을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쓰지 않고는 죽을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를 길어 올린 와카타케 치사코의 이야기다.
치사코는 55세에 사랑하는 남편과 사별한 뒤, 아들의 권유로 소설 강좌에 나가기 시작했다. 등단의 꿈을 이뤄 준 첫 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완성한 것은 그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무려 8년 만이었고, 소설가라는 꿈을 품은 지는 반평생이 훌쩍 넘은 때였다. 그는 “세탁기 돌아가는 걸 보면서 반나절은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원체 느린 사람이었다. 자기 스스로도, 빠르게 잘 달리지 못하지만 차창 밖 풍경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갈 줄 아는 “느려 터진 완행열차”라고 설명한다. 누군가는 그런 그를 게으르다 나무랐을 것이고, 또 다른 이는 답답하다며 재촉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기 페이스대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마침내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까지 거머쥐었다.
와카타케 치사코의 첫 에세이집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는 자기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다 축제 같은 순간을 만나게 된 한 사람의 이야기이자, “자 여러분, 이제 나갑시다. 그리고 노년을 즐깁시다” 호쾌하게 외치는 인생 선배의 목소리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 이루지 못한 꿈을 품고 있는 당신, 나이 들어가는 몸과 아직 화해하지 못한 당신, 삶의 속도가 버겁다고 느끼는 당신에게”(이금희 방송인) 이 책을 권한다.
50대에 펜을 들고, 63세에 일본 문학계를 뒤흔든
최고령 신인의 첫 에세이집
내리막길만 남았다고 여겼던 예순셋 인생에 기어코 일이 터졌다. 그해 봄, 와카타케 치사코는 아들을 결혼시키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름에 친구들과 생애 첫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마침 같은 달에 문예상 후보에 오르더니, ‘무려 60년 동안 아무런 빛도 보지 못하던 내가!’ 하며 놀라는 사이에 덜컥 수상. 그다음 달에 연이어 아쿠타가와상 수상의 영예까지 품에 안았다. 그야말로 “인생이란 기 관짝에 한 발 넣을 때까지 모르는 기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 해였다.
당시는 남편의 죽음으로 치사코의 삶이 한 차례 크게 무너진 뒤였다. 상실은 그를 깊은 절망으로 밀어 넣었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했다.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돌기만 하던 생각들이 하나의 선처럼 이어졌고, 마침내 자신이 반드시 써야만 하는 이야기를 발견하기에 이른다. “슬픔은 단지 슬픔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그 속에는 결실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들은 그런 치사코에게 소설 강좌에 다녀보라 권했고, 그것이 이 뜻밖의 축제를 여는 서막이 되었다.
치사코는 “앞으로 남은 내 미래가 손가락으로 셀 만큼일지, 아니면 발가락까지 세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고 고백한다. 자기 안의 목소리를 세상 밖에 내놓을 때 비로소 ‘나’답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60대 신인 소설가의 삶은 생각과 달리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오던 삶에 ‘마감’이 생기고 차기작이라는 ‘숙제’가 늘 따라다니게 되자, 없던 요통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치사코는 나이와 건강을 핑계 대며 이 축제를 적당히 끝낼 생각이 없다.
“이 기회를 놓치는 건 바보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자.
죽음에 이르러서야 멈추리, 그렇게 마음을 굳혔다.
결심하고 나니 허기가 밀려왔다.
왠지 입이 심심하네. 찬장에 있는 찹쌀떡이라도 먹자.”
조금 느려도 자기 속도대로 가는 삶은
의외로 행복하고 반드시 희망차다
대단해 보이는 삶일수록, 우리는 으레 바지런히 살아왔으리라 짐작한다. 하지만 와카타케 치사코가 첫 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완성해 최고령 신인으로 데뷔한 것은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한 지 무려 8년 만이었고, 소설가라는 꿈을 품은 지는 반평생이 훌쩍 넘은 때였다.
그는 “세탁기 돌아가는 걸 보면서 반나절은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원체 느린 사람이었다. 빠르게 잘 달리지 못하지만, 차창 밖 풍경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갈 줄 아는 “느려 터진 완행열차” 같은 사람. 누군가는 그런 그를 게으르다 나무랐을 것이고, 또 다른 이는 답답하다며 재촉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기 페이스대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마침내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까지 거머쥐었다.
“내 인생, 결과적으로 마음껏 멍하니 살아왔다.
멍하니 살다 보면 가끔은 ‘펑’ 하고 터지는 순간도 있다.
극히 드물지만 그런 때가 분명히 있었다.”
치사코에게도 한때 그 어떤 것도 내세울 게 없어 마음이 무거운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세월은 가차 없지만 동시에 다정하고 따뜻한 것”이기에 조금 느려도 자기 속도대로 가는 삶은 의외로 행복하다는 것을, 그리고 반드시 희망차다는 것을 알았다. 세상의 속도와 나를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나이 듦’이 ‘자유’와 ‘해방’으로 읽히는
제멋대로 할망구의 일상
자칭 “제멋대로 사는 할망구”인 치사코의 삶은 우리가 상상하는 노년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 세상이 권하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은 무시한 채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며,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만 먹는다.” 어느 날에는 폭신한 흙을 밟아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뒷마당을 뒤덮은 잡초와 온종일 씨름하고, 또 어떤 날에는 밤늦도록 노래 부르며 춤을 춘다. ‘밥이 다 되었습니다’ 하는 전기밥솥 소리에 “오케이”하고 소리 내어 대답하기도 한다.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으며, 모든 일의 우선순위에 ‘나’를 두고 자기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만 귀를 기울인다.
나이가 들고 보니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것은 결국 인생이 지닌 색깔 같은 것”이기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치사코. 이제는 그저 강물 같은 삶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해할 뿐이다. “타고난 얼굴이야 어쩔 수 없지만,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나름의 멋과 맛이 배어날 수” 있다고 믿는 그는 기죽지 않고 호쾌하게 살아간다. 그에게 노년은 “잃어버린 것보다 남은 것들을 세어 보며 그것들이 아직도 이렇게 빛난다는 걸 발견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늙는다’는 말이 “불안이나 슬픔이 아니라 자유나 해방으로”(권남희 번역가) 다가온다.
“하지만 이제는 이 시간에 저녁을 차리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고,
스물네 시간 오롯이 나를 위해 써도 된다는 해방감도 있었습니다.
가족의 ‘부반장’ 역할을 마치고,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내 인생을 다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 나쁘지 않겠지요.”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치사코의 자유로운 삶의 태도는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는 이들뿐 아니라 한창 청춘의 시기를 보내는 이들에게도 자연스러운 공감을 자아낸다. 나이를 불문하고, 나이 듦이 절망 아닌 기쁨이 될 때 우리의 인생은 조금 더 살 만해진다.
목차
추천의 말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1부. 이제야 나답게 산다
나는 내 속도대로 간다
흙을 파다
롤러코스터 인생
슬픔 속의 결실
웃음이야말로 깊다
︱ 소멸해 가는 것의 아름다움
마음이 약해지는 날에
긴장하지 않는 체질
엄마와 졸병
자, 이제 나갑시다!
자신을 가꿔라
2부. 상실 이후에도 삶은 흐른다
죽음에 대하여
끝이 있다는 위로
글로 아버지를 남기다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게
나는 의외로 행복한 사람
신인이라는 말
︱ 그 시절의 우리들
노래 한 구절에 얽힌 이야기
한바탕 축제가 끝난 뒤
초심
한 숟가락의 카레에서
자기 관찰 일기
︱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순간
약속을 지키다
3부. 읽고 쓰며 나이 드는 삶
집에 가고 싶어
가장 나다운 말
좋아하는 연극
흘러가듯 늙어갈 수 없다
︱ “나는 나대로” 이전에 지금 필요한 것은 함께 살아가는 것
나만의 목소리를 찾아서
내 인생의 열 권
닮고 싶은 사람
소설의 명암
나의 전투법
︱ 단순하고도 소중한 기쁨
책속에서

나는 이미 제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고 있다. 세상은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권하지만 내 생활은 그와 정반대다.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며,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만 먹는다. 부끄럽지만 그게 내 생활 방식이다. 제멋대로 사는 할망구. 앞으로 남은 내 미래가 손가락으로 셀 만큼일지, 아니면 발가락까지 세어야 할지, 괜히 셈을 해 보곤 한다. 어느 쪽이든 남은 인생을 기분 좋게 보내고 싶다.
나의 앞날은, 말하자면 이제 막 계약에서 풀려난 나이 든 기생이 다시 빚을 지고, 겨우 다 갚았다고 안도하는 순간 또 새로운 빚이 생겨나는 그 무한 반복의 삶. 그것이 어쩌면 내가 두려워하는 하강 기류의 실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몸이 떨린다. 각오는 되어 있나. 괜찮은가, 나여. 잠시 침묵 끝에 그래도 좋다, 해 보고 싶다, 하는 소리가 내 안에서 울린다. 과연 어디까지 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