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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5014593
· 쪽수 : 375쪽
· 출판일 : 2014-09-10
책 소개
목차
소리의 정체
304호 여자
선의의 제삼자
시간의 구멍
그리운 목소리
마음의 여로
리셋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엄마가 때렸더니 조용해졌어요. 다쿠 짱, 냄새 나요.”
그날 밤, 남자아이는 코를 막으며 얘기했다.
때렸다, 조용해졌다, 그리고 냄새가 난다.
사와무라의 머릿속에서 세 단어가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며 떠올랐다. 그리고 세 단어가 하나로 이어져 하나의 문장을 형성했다.
“때렸더니 조용해지고 냄새가 난다.”
고령자, 희미하게 부패한 냄새. 틀림없이 노인은 죽었다. 그가 생각했던 대로다. 오렌지색 전구에 비친 채 누워 있는 인물은 미라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죽은 지 오래되었는지 이 노인에게서는 그렇게 강렬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역시, 이 가족은 노인이 살아 있다고 꾸미고 연금을 부정 수급하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잡았다. 주거침입보다 무거운 죄. 민생위원으로 부정을 고발하는 거다. 악은 바로잡아야만 한다.
“은행 같은 데 맡길까 봐? 이자도 낮고 담당 직원은 이상한 상품만 권하고……. 장롱예금이 최고야.”
“하지만 누가 훔쳐 가면 모든 게 끝이에요.”
“괜찮아. 금고에 넣어놨으니까.”
“그렇습니까? 하지만 부디 조심하세요. 가끔 인사를 드릴 테니까. 그리고 문은 꼭 잠그세요.”
(중략)
세누마는 민생위원이 돌아간 후 제자리에 서서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했다.
그는 미간을 손가락으로 세게 누르며 생각했다. 여기에 돈이 없어 곤궁한 서른여섯 살짜리 남자가 있다. 옆집에는 돈이 남아도는 할머니가 있다. 전도유망한 청년, 그리고 앞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 이거야말로 불공평하지 않은가. 공평한 부의 분배가 이루어져야만 하는 게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