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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85014821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5-04-24
책 소개
목차
시 詩
1952 ─ 슬픔 9│이십억 광년의 고독 10│네로 - 사랑받은 작은 개에게 13
1955 ─ 빌리 더 키드 16
1962 ─ 포임 아이 18│오늘의 애드리브 20
1968 ─ 도바1 21│도바3 22│이것이 제 상냥함입니다 23
아침 릴레이 24
1971 ─ 살다 26
1972 ─ 오찬 29│헛들림 - Vietnam1969 30
1974 ─ 아버지는 32
1975 ─ 잔디밭 33│사과에 대한 고집 34
1980 ─ (어디)2 - 교합 36
1981 ─ 방귀 노래 39
1982 ─ 평범한 남자 40
1984 ─ 12월 15일 41
1985 ─ 민들레꽃이 필 때마다 42│해질녘 43
1988 ─ 안녕히 계세요 44
1990 ─ 당신이 거기에 46│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48
11월의 노래 50
1991 ─ …… 51│탄생 52│장딴지 54
1993 ─ 웃다 55│울 거야 57
1995 ─ 지구의 손님 58
1999 ─ 해골 60
2000 ─ 현세에서의 마지막 한 걸음 62
2003 ─ 밤의 미키마우스 64
2005 ─ 부탁 66│책 69
2007 ─ 자기소개 70│안녕 72│어머니를 만나다 - 소년4 74
2009 ─ 나 태어났어요 76│임사선 78
2013 ─ 시간 88│2페이지 둘째 줄부터 90│강가의 돌멩이 92
미래의아이 94
산문 散文
1968 ─ 자서전적 단편 99
1979 ─ 시인문답 104
1985 ─ 연애는 야단스럽다 111
1994 ─ 장례식에 대하여 116│노망든 어머니의 편지 120
2001 ─ 이십일 세기 첫째 날 125│바람구멍을 뚫다 126
2010 ─ 《혼자 살기》 문고판 후기 130
2015 ─ 한국 독자에게 - 다니카와 슌타로 136│요시카와 나기 139
리뷰
책속에서
빨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색이 아니라 사과다. 동그라미라고 말할 수는 없다, 모양이 아니라 사과다. 신맛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맛이 아니라 사과다. 비싼 가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값이 아니라 사과다.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미가 아니라 사과다. 분류할 수는 없다, 식물이 아니라, 사과니까.
꽃피는 사과다. 열리는 사과, 가지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사과다. 비를 맞는 사과, 쪼아먹히는 사과, 잡아떼이는 사과, 땅에 떨어지는 사과다. 썩는 사과다. 씨앗의 사과, 싹트는 사과. 사과라 부를 필요도 없는 사과다. 사과가 아니어도 되는 사과, 사과이어도 되는 사과, 사과이어도 사과가 아니어도 상관없이 단 하나의 사과는 모든 사과.
<사과에 대한 고집> 에서
2페이지 둘째 줄부터 시는 망가지기 시작했다
먼저 고유명사가 물에 잠기고
형용사가 썩고
조사가 흐슬부슬 떨어지고
접속사에는 곰팡이가 많이 피었다
사태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시인에게까지 미쳤다
느닷없이 의자 다리가 부러졌으며
이어서 키보드가 녹아버린 데다
머리칼도 타올랐다
아내는 그것을 보자마자 집을 나가고
맏아들의 야뇨증이 재발했다
맏딸은 입을 다물고
이름이 다로太郞인 개가 에스페란토로 짖기 시작했다
애마 ‘라이프’의 내비게이션도 고장났다
<2페이지 둘째 줄부터> 에서
이십일 세기 첫번째 날 아침, 하늘을 나는 소리개를 향해 소뼈를 던져주었다. 뼈는 헛되이 떨어져 내 왼쪽 발등을 때렸다. 아팠다. 푸른 하늘에 태양이 눈부셨다.
과학자는 진공도 비어 있지는 않다고 한다. 동시에 시간도 공간도 없는 ‘무’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런 것에 신경을 써봤자 소용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쓰는 게 재미있어죽겠다는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에게 있어 이십 세기 최대의 사건은 내가 이 세상에 왔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이십일 세기 최대의 사건은 내가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이 되지 않을까.
밤에 해양심층수로 잘못 알고 냉장고에 있던 워커를 병째 마셔버렸다. 덕택에 꿈도 꾸지 않고 잘 잤다.
<이십일 세기 첫째 날> 에서